“찾아오는 선생님(마음 훔치기, 최관하목사님 저서)”
아침기도를 마치고 기록 보존 실에서 수업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노크 소리가 나더니 김선생님이 문을 열었다. 평소에 잘 찾아오지 않던 분인지라 순간 놀랐지만 그분의 얼굴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 선생님, 어서 오세요. 들어오세요.” “죄송합니다, 선생님 휴지를 좀 얻을 수 있을까요?”
“네 그럼요. 얼마든지요.”
나는 휴지로 눈물을 닦아내는 김선생님의 얼굴을 보며 무슨 일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교직 경력이 십 년 가까이 되신 선생님, 무슨 일일까? 무슨 일인데 이렇게 눈물을 보이고 또 지쳐 보일까?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자리를 권했고, 김선생님은 고맙다고 하며 자리에 앉았다. 나보다 십 년 가량 아래인 김선생님, 아이들과 잘 지내고 학교 일에도 열심이신 선생님이었다. 김 선생님은 눈물을 닦으며 말을 꺼냈다.
“선생님, 저는 제가 가끔은 교사가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조회 하는데도 아이들이 왜 그리 미운지……가출하는 녀석을 보면 그냥 패 죽여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이들이 다 미워집니다. 선생님 저는 교사가 맞지 않나 봅니다.”
김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대강의 내용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변화에 대해 교사가 먼저 수용하지 못하면 자기 환멸에 빠지게 된다. 김선생님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힘겨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나의 교직 십 년 차 때가 생각났다.
나를 잘 따랐던 한 학생이 무례하게 굴어서 손찌검을 했는데 고막이 터져 버린 사건, 그때 나는 폭력교사로 전락했다. 사직서를 썼었다. 사직서는 학교에서 수락되지 않았지만 나는 그 좌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게 되었고 그 후 절대 때리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수업 전에 기도하는 교사가 되었다..
김선생님에게도 돌파구가 필요했다. 나는 김선생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선생님, 아이들 때문에 그렇군요. 맞아요.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변화가 심한지요. 말도 안 듣고요. 하지만 선생님, 그래서 우리가 필요한 거잖아요. 아이들이 문제가 많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바로 잡아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지요. 선생님 힘내시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하는 현상을 보고 화를 내기 전에 그 아이가 왜 이 지경까지 왔는가 생각하면 도리어 불쌍한 마음이 들 거예요. 그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 이잖아요.”
김선생님이 눈이 빛났다. 눈물은 멈추었지만 눈동자에 맺혀 잇는 눈물방울이 반짝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나와의 대화를 통해 선생님에게 힘을 주시고 위로를 더하고 계셨다. 이야기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신앙이 없는 선생님이었지만 나는 이야기를 마친 후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하나님, 우리 김선생님이 아이들로 인하여 마음이 상심되어 있습니다. 다른 곳이 아니라 이곳에 발걸음을 인도하셔서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나님, 우리 김선생님을 위로 하여 주시옵소서. 아이들과의 만남 가운데 하나님께서 먼저 깊이 개입하셔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감싸 안게 하시고, 문제가 있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날수록 우리 김 선생님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 선생님을 만나주셔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아이들을 잘 지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기도 후에 보니 김선생님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김선생님에게 힘을 더하여 주고 계셨다.
“선생님, 저는 하도 눈물이 나와서 지나가다가 휴지를 빌리러 온 것인데 선생님을 뵈니 많이 힘이 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또 힘들거나 하시면 언제든지 오세요. 여기 울기 좋잖아요. 제가 휴지는 얼마든지 준비해 놓을 터니까요. 하하하!”
“찾아오는 선생님(마음 훔치기, 최관하목사님 저서)”
마마킴||조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