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저서)”
2002년 3 월 일본으로 치료받으러 떠나기 몇 주전에 교회 식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얼굴의 모든 피부는 한 방향으로 잡아당겨져서 (이런 표현은 싫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일그러져 있었고 등까지 굽어 있을 때입니다. 식당 한쪽에 서 있는데, 저를 본 한 꼬마가 “엄마, 괴물이야. 괴물이야”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꼭 영화에서처럼 그 아이의 입술에서 나온 괴물이란 단어가 끝없이 메아리 치면서 갑자기 모든 게 멈춰버렸고 저는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발이 떨어지지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 자리에서 그 소리를 그냥 계속 듣고 서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습니다. 아이들의 눈이 얼마나 정직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런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했던 저였는데 그날 아이의 눈에 제가 괴물로 보였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소리 듣지 않게 해달라고 제 모습을 회복시켜달라고 기도하면서 일본에 갔습니다.
그리고 꼭 1년만에 일본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첫 주 교회 식당에서 저는 그 기도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쯤 되는 아이들 서너 명이 지나가다가 그 중 한 명이 저를 보았습니다. 흠질 놀라더니 친구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혼자 보기 아까웠던 것이지요. 그리곤 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저것 봐! 이상한 사람 이잖아.”
이상한 사람이라니!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저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몇 명의 아이들 중 겨우 눈이 좋은 아이 한 명의 눈길만 끌었을 뿐이고, 무엇보다 저는 이제 괴물이 아닌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아이들의 눈에 다시 사람으로 보였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날 다시는 설수 없을 것 같았던 성가대에도 다시 섰습니다.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나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것, 나의 기도에 이렇게도 재치 있게 응답해주신 분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고 후 첫 수술을 받고,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을 기억합니다. “살아도 사람 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학적 진단을 넘어선 적중율 0퍼센트의 예언을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한번 제 인생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 확인했습니다.
감독님! 탱큐 소 머치!
“이상한 사람(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저서)”
마마킴||조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