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기적을 만드는 습관입니다 (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저서)”
엄마는 하루 한 가지씩 감사할 거리를 찾자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뒤로도 갈수 없는 그 상황에서 우리가 사람 사는 것처럼 살 수 있는 것은 감사 찾기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거라곤 원망하고 불평할 것 밖에 없어 보였는데 신기하게도 감사할 것을 찾으니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제 발로 걸어서 화장실 갔던 날, 이제 걸어서 화장실에 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습니다.
처음 왼손으로 숟가락을 잡고 제 입에 밥을 넣을 수 있었던 날은 그것에 감사했습니다. 손에 피가 나도록 안간힘을 써도 열지 못했는데 처음 문고리 잡고 문 열었던 날엔 또 이제 문 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했습니다. 처음 제 손가락으로 환자복 단추 구명 하나를 채울 수 있었던 날, 그날은 그것에 감사했습니다. 걸어서 계단 몇 층을 올라가면 그날은 그것에 감사하고, 그런 일도 없는 날엔 살아 있어서 가족들과 눈 맞추고, 목소리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유일하게 하나도 안 다친 부분인 발을 씻으면서는 ‘그래도 씻을 수 있는 발이 있어 감사하다’ 고 엄마랑 웃으며 고백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도 “정말 그런 것들까지 감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 힘으로 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보고 나니 내가 가진 것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 내 것일 수 밖에 없는 ‘내 몸’ 마저도 내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되고 나니, 내게 주어진 것, 그리고 남겨진 모든 것을 ‘감사’하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감사 찾기는 그저 감사를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입술로 시작한 감사가 내 귀를 통해 다시 나의 마음으로 들어와 그 감사는 점점 진심 어린 고백이 되었고, 오늘의 감사거리를 찾게 하신 분께서 분명히 내일도 또 다른 감사할 거리를 주시리라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감사는 그 동안 진통제가 결코 줄 수 없었던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감사는 미미하지만 어제보다 좋아진 오늘을 발견할 눈을 뜨게 해주었고 또 오늘보다 좋아질 내일을 소망할 힘을 주었습니다.
새 얼굴을 갖고 집에 돌아와서 맞은 현실은 오히려 병원에 있을 때가 나았지 싶을 정도로 암담 했지만 우리 가족의 감사습관은 계속 되었습니다. 이상한 피부는 자꾸만 줄어들어 당겨지고 가렵고 따가워 몇 시간에 한 번씩 로션과 오일을 발라주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지 한 달쯤 되었을 어느 날 밤, 저는 처음으로 입을 다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을 다무는 일은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저는 목에 이식한 피부가 자꾸만 당겨지면서 입이 벌어져 급기야 침을 질질,,,아니 마치 수도꼭지처럼 쏟아내곤 했는데, 그날 밤 정확히 말하면 좀 많이 입을 쓰면 아랫입술과 윗입술이 닿게 할 수 있게 된 것이었죠.
입술이 닿는 것조차 할 수 없어 오빠를 ‘오까’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입술이 닿지 않으니 ‘ㅂ’발음을 할 수 없었던 것이었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고, 형을 형이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의 마음을 저는 압니다. 그래서 그날 밤 오빠를 오빠라고 부르게 되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또 어느 날 밤에는 재활 운동을 시키던 오빠가 제 얼굴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눈썹이었습니다. 당시 소가죽보다 더 딱딱했던 피부를 뚫고 눈썹이 자라났던 것입니다. 몇 가닥 되지 않았지만 그건 분명 이식한 피부가 제 얼굴 속살과 아주 잘 붙었다는 증거였기 때문에 감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주무시던 아빠를 깨워 함께 감사기도를 드렸답니다.
돌아보니 우리의 감사는 ‘기적’ 이전에 시작된 일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처음에 살기 위해 시작했던 하루에 한 가지씩 감사 찾기는 그 캄캄했던 터널을 지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또 사막에 강을 만들고, 광야에 길을 만드시는 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 감사의 힘을 아는 자와 저희 가족은 십 년이 흐른 지금도 큰 힘은 물론이고, 작은 일에도 그것을 허락하신 분께 감사를 고백합니다. 이만하면 습관이지요. 입에 배어서 별 생각 없이 형식적으로 하는 습관이 아닙니다. 할 때 마다 신기한 힘이 마음에서부터 퐁퐁 솟아나게 하는 할 때마다 즐거워지는 습관입니다.
감사는 기적을 만드는 습관입니다.
감사는 기적을 만드는 습관입니다 (지선아 사랑해~~이지선 저서)
마마킴||조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