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 인간을 넘어서는 새벽 형 크리스천(문병주 저서)”
말씀은 인생의 핸들이다. 기도는 인생을 움직이는 동력 전달 장치이다. 새벽기도는 문제 해결의 활동력이다.
말씀을 새롭게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변화의 욕구로 몸을 떨었다. 변화된 크리스천으로서 삶을 진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마구 마구 불타올랐다. 어떻게 하면 말씀대로 살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이를 악물고 성경을 배우러 다니고 있었지만 좀 더 뚜렷한 표징을 원했다. ‘변화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마치 얼굴에서 빛이라도 나야 하는 것처럼, 이제까지 한 어두운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에 들어섰음을 하나님께 분명히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목사님 설교 말씀마다, 그리고 매일 거듭되는 성경 세미나에서 진정으로 변화된 크리스천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알기 위해 늘 귀를 쫑긋 세웠다. ‘적어도 크리스천이라면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이 들릴라치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했다.
그때 한참 온누리교회에서 강조하던 것은 새벽기도였다. 하용조목사님은 새벽 기도가 개인의 신앙이 성장하는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자주 설교하셨던 것 같다. 나는 그 권면에 순종하기로 했다. 새벽 기도를 한다면 내가 정말 변화 될 수 있는지 모른다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그렇지만 새벽 기도라니, 항상 밤늦게 자고 늘 술 마시고 새벽까지 돌아다니던 내가 새벽 기도라니 이번에는 좀 자신이 없기는 했다. 예전에 어둠 형 인간이었을 때는 새벽 기도에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게 대단해 보일 수 없었다. 술에 취해 어슬렁어슬렁 집으로 돌아오는 새벽에 성경을 들고 교회에 가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민망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그때만 해도 전혀 양심에 꺼릴 것이 없었다. 술에 취해 있으면서도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열심은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속으로 혀를 내두르곤 했다. 그런 내가 새벽 기도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결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하늘이 두 쪽 날 일이었고,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는다면 정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진짜 맞았다. 정말이지 ‘변화하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을 품고 새벽 기도를 시작하니까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생각보다 그렇게 안간힘을 써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새벽 기도 끝나고 집에 다시 왔다가 회사에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나는 아예 출근할 요량으로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새벽 기도를 다니기 시작했다.
하루는 새벽 기도를 마치고 졸린 눈을 비비면서 예배당 밖을 빠져 나가는데 키가 크고 얼굴이 하여 멀건 한 사람과 딱 부딪혔다. 엉겁결에 당한 일이라 퍼뜩 정신을 차리고 쳐다보니 기절초풍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부딪힌 그 사람은 바로 나와 함께 강남 술집을 주름잡던 외무부의 소문난 한량 심의 관이었다. 강남의 한량들이 새벽에 예배당에서 꽝 마주쳤으니 서로 얼마나 놀랐겠는가? 부딪친 때가 주일 대 예배 정도였다고 해도 서로 놀란 내색을 감출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새벽 기도라면 이건 뭔가 중대한 변화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서로 “당신이 여길 어떻게……”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제네바에 있을 때 그 친구는 브뤼셀에 있었는데, 거기서 하나님을 만났다는 것이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나처럼 한참 열심을 불태우고 있던 중이었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있었지만 그 속에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둘은 처음으로 따듯한 아침밥을 함께 먹었다.
혼자 하기 힘드니까 같이 하라고 하나님은 동역자를 허락해 주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어길세라 매주 월요일 아침에 만나서 서로의 다이어리에 저녁 성경 공부 스케줄을 가득 채웠다. 둘이서 밤이면 밤마다 주말이면 주말마다 같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중국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혼자서 성경 공부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조용히 하나님께 구하면 된다. 구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이미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 게 분명하다. 혼자서 하다가 외로워 지치지 말고 같이 힘내서 하라고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당장 오늘 주위를 둘러보라. 지금 우리 곁에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동역자가 있을 것이다. 함께 말씀을 나누고 하나님을 찬양할 파트너는 어딘가에 있다. 지금 비록 강남의 어느 호젓한 술집에 발 딛고 있다 할지라도 말이다.
“아침형 인간을 넘어서는 새벽 형 크리스천(문병주 저서)”
마마킴||조회 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