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방촌의 성자, 요셉의원 설립자~~의사 선우경식 저서(3)”
며칠 후, 선우 경식 원장은 또 다른 말로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저녁 환자의 상당수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 병원에 오더군요 우리는 그것도 모른 채 배고픈 사람 붙들어 자꾸 피 뽑고, 엑스레이 찍고, 내시경 한다며 속을 후벼놓았고요. 치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환자들에게 밥부터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장님……” 직원 12 명과 봉사자 25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큰일인데, 환자에게까지 저녁을 주라 하니 놀랄 노릇이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어차피 저녁에 오시는 선생님들께 드릴 밥과 반찬을 준비하니까 밥 한 솥만 더 하면 되지 않겠어요?”
“저녁에 오는 환자들이 아무리 못해도 20 명은 넘는데……그분들 밥과 반찬을 하려면 일도 일이고 비용도 수월치 않을 겁니다.” 그때 수녀님이 나셨다.
“밥과 반찬은 제가 준비할게요. 수녀원에서 몇 십 명분의 밥을 해본 터라 익숙합니다.”
“수녀님께서 수고해주시겠다니 고맙습니다.
이때부터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식사가 제공되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었다. 환자들에게 밥을 준다는 소문이 나자 술에 취한 노숙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노숙자가 들어올 때마다 대기 환자들과 직원들은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았다. 그
때마다 선우경식은 직접 그들을 시장에 데리고 가서 갈아입을 옷을 사주곤 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헌 옷을 한 보따리 들고 들어와 병원 세탁실에 갖다 놓고선 노숙자가 오면 적당한 크기의 옷을 찾아 갈아입게 했다.
“원장님, 이 점심이 마지막이에요. 저녁 지을 쌀이 떨어졌는데 어쩌죠? 경리과에서는 돈이 없다고 하고요……”
“그럼 아래 쌀집에 가서 외상으로 갖고 오시지요.”
“조금 전에 갔다 왔는데 이미 외상으로 두 가마니를 줘서 더는 안 된다고 합니다.”
적자가 쌓일수록 외상값도 늘어갔다. 가장 심각한 건 약값이지만 지금은 당장 저녁 지을 쌀이 없었다.
“이거 어떡하나…조금 있으면 저녁을 지어야 하는데….”
그때 허름한 작업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병원으로 들어왔다.
“요셉의원 책임자 계세요?” 직원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그 남자를 바라봤다.
“제가 이 병원 원장인데 무슨 일이신지요?”
선우 경식이 나서자 중년 남자는 누런 쪽지를 건 냈다.
“독산동에 있는 대신화물로 쌀 두 가마니가 도착했다는 전표예요. 이거 갖고 찾으러 오시래요.”
“쌀 두 가마니요? 어디서 보낸 건데요?”
“전표에는 원주에서 보냈다고 쓰여 있는데 자세한 건 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 전표 갖고 가시면 됩니다.”
선우경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원주에서 자신에게 쌀을 보낼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는 지갑에 있던 비상금을 꺼내 관리과 총무에게 전표와 함께 건네며 다려오라고 했다. 그 쌀 두 가마니로 당분간 밥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쌀을 보낸 사람과 이름은 화물업체 측에서도 몰랐다. 선우경식은 원주의 성당에 다니는 어떤 농부가 어디선가 요셉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보내준 거 같다고 행각하며 마음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쪽 방촌의 성자, 요셉의원 설립자~~의사 선우경식 저서(3)”
마마킴||조회 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