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방촌의 성자, 요셉의원 설립자~~의사 선우경식 저서”
*의사란 무엇일까?
~~ 저는 돈을 잘 버는 의사보다 병원비가 없는 가난한 사람도 치료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선우 경식의사의 고백입니다~~
허름한 웃을 입은 30 대 남자가 다리에서 피가 흐르는 40 대 중반의 남자를 업고 다급하게 병원으로 들어왔다. 1982 년 봄이었다.
“뺑소니 사고를 당해 길에 쓰러진 걸 보고 데려왔어요. 빨리 피 좀 멈추게 해주세요.” 환자를 업고 온 남자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 둥 마는 둥 하며 간호사를 향해 다급히 말했다. 그가 환자를 의자에 앉히자 다리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병원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간호사는 신음을 내는 환자를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보호자분, 먼저 원무과에 가서 접수부터 하고 오세요.” 당시에 국만 건강보험이 없고 큰 기업에만 의료보험이 있던 시절이라, 일반 환자는 접수할 때 미리 수술비나 진료비를 내야 했다.
“이 아저씨는 영등포시장에서 지게 일 하는 사람인데, 저도 시장에서 일하다 사람이 쓰러진 걸 보고 급히 데려와 돈이 없어요. 나중에 이 사람 가족이 와서 치료비를 낼 테니 우선 지혈부터 해주세요.”
“사정은 알겠는데요. 그래도 일단 접수를 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요.”
간호사가 원무과 쪽을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30 대 남자는 피가 너무 많이 흐르니 빨리 지혈이라도 해달라며 소리를 질렀고 환자는 다리를 붙잡으며 신음을 냈다. 원무과 직원이 와서 절차를 설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야, 빨리 의사 오라고 해. 사람이 이렇게 피를 흘리는데, 우선 피라도 멈추게 해줘….” 그때 응급실에 있던 선우경식이 무슨 일인가 하고 병원 로비로 뛰어나왔다. 의사 가운 차림의 선우경식을 본 30 대 남자는 그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 저 아저씨가 뺑소니를 당했는데 다리에서 피가 너무 많이 흘러 일단 제가 업고 왔습니다. 먼저 피라도 멈추게 좀 해주세요. 이 아저씨는 시장에서 가게 일을 하는 사람이라 집이 어딘지도 제가 알아요. 그러니 아저씨 식구들에게 연락해서 나중에 치료비 내라고 하겠습니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40 대 중반 남자의 다리에서는 계속 피가 흘러내렸다. 선우경식이 환자에게 다가가 상처 부위를 살핀 후 원무과 직원에게 말했다. “종아리 부근의 출혈이 심한 걸 보니 혈관을 다쳤을 수도 있겠습니다. 상처 부위를 빨리 확인해야 해요. 만약 혈관을 다쳤는데 그냥 놔두면 파상풍이나 패혈증 혹은 더 심각한 상황에 이룰 수도 있으니 일단 출혈 부위라도 확인하면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편의를 봐주세요.”
원무과 직원이 한숨부터 내쉬었다. “선우 선생님 저희 입장도 이해해 주세요. 원무과에서 접수가 안되면 환자를 보실 수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그런데 한두 번도 아니고 선생님께서 자꾸 이러실 때마다 저희 입장이 아주 난처합니다.”
“알아요. 그래도 저 환자는 상처가 깊기 대문에 그냥 돌려보내거나 그대로 놔두면 패혈증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 출혈 부위라고 살펴보고 응급 처치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 환자 치료비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원무과 직원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며 선우경식을 바라봤다. “그럼 이번에도 선생님께서 책임지시는 거로 보고하고 접수하겠습니다. 그래도 자꾸 이러시면 인근에 소문이 나서 저희 병원 입장이 정말 곤란해집니다.” “알았으니까 이 환자 빨리 응급실로 보내주세요.”
다행히 환자는 혈관 봉합수술까지는 하지 않아도 됐지만 다리가 부러져 깁스를 해야 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환자의 아내는 “몸뚱이로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다리가 부러졌으니 어떡하나” 라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는 선우경식을 찾아와 고맙다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라 지금은 돈이 없으니 다리가 다 나으면 벌어서 꼭 갚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몇 시간 후 내과 과장이 선우경식을 사무실로 불렀다.
“이 친구야, 자네가 자꾸 그렇게 나서면 원무과 직원이 얼마나 난처하겠어” 그는 선우경식과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동기였다. “나도 알아. 그렇지만 의사가 피가 철철 흐르는 환자를 보고 외면 할 수는 없잔아? 어떻게 저소득층 응급환자 치료 시스템이 5 년 전 인턴을 할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 돈이 없다고 응급 환자를 치료해 주지 않으면 그 환자가 죽거나 불구가 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으란 말이야?”
“자네도 알겠지만 우린 아직 선진국이 아니야. 정치 상황도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응급환자에 신경이나 쓰겠어? 하루 빨리 선진국이 되고 정치인들이 낮은 곳에도 관심 갖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 “그럼 돈 많이 버는 종합병원에서라도 저소득층 응급환자에 대한 구제책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냐? 환자들을 치료해서 번 돈의 일부를 그렇게 쓰면 안돼? “경식아, 우리는 의사지 병원 운영자가 아니야. 그리고 병원도 수익을 내야 의사와 직원들 월급 주고 새로 나오는 의료장비들을 들여와 환자들을 잘 진료하고 치료할 수 있어. 지금 우리나라 병원에서의 의사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존재야.”
“그러면 내 월급만큼이라도 가난한 응급 환자를 치료하게 해줘. 나 월급 안 받아도 괜찮아.” 친구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선우경식을 바라봤다. “경식아, 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병원 입장도 생각해야 해, 가난한 응급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줬다는 소만이 나서 사람들이 몰려와 봐. 그건 병원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야. 나라에서도 못하는 일을 일개 병원이 어떻게 해…” 선우경식은 어두운 얼굴로 일어셨다.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지만 현 의료체계에서의 의사는 가난한 환자에게 아무 힘도 되어 주지 못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그를 힘들게 했다.
“쪽 방촌의 성자, 요셉의원 설립자~~의사 선우경식 저서”
마마킴||조회 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