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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원칙(팀 켈러 저서 “기도”)”

마마킴||조회 792
“기도의 원칙(팀 켈러 저서 “기도”)”

기도를 설명하는 세 번째 ‘명품’은 칼뱅의 ‘기독교강요’다. 여기서 가장 뛰어난 부분을 찾는다면 ‘기도의 원칙’을 꼽아야 한다.

칼뱅이 내놓은 첫 번째 기도 원칙은 ‘경외’ 또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다. 칼뱅은 크리스천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기도의 실상이 얼마나 엄중하고 광대한 일인지 의식하기를 주문한다. 기도란 우주를 다스리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독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하면서 ‘경외의 실종’보다 더 끔찍한 사태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위엄에 이끌려 세속적인 염려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고’ 기도에 임해야 한다. 여기서 칼뱅은 더없이 중요하면서도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란 개념을 짚고 넘어간다. 무서워한다는 뜻은 분명한데 무얼, 왜 겁낸다는 말인가?

보통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은 ‘벌을 받을까 걱정하는 것’ 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요한일서 4 장 18 절은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라고 한 뒤에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고 덧붙인다. 로마서 8 장 1 절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정죄를 받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미루어 볼 때 크리스천이 갖는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은 제대로 살지 않으면 영적으로 버림을 받을 까 끊임없이 노심초사한다는 의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놀랍게도 시편 130 편 4 절은 용서 체험이 실제로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더 깊게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은 하나님에 관해 무얼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느 날 갑자기, 평소에 한 없이 존경하던 인물을 소개 받는다고 상상해 보라. 무심결에 손을 내밀었는데 상대방이 덥석 마주 잡았다면 어떻겠는가? 그처럼 대단한 존재를 실제로 만난 것이 실감 나지 않을 것이다. 당황해서 몸이 떨리고 진땀이 난다. 무슨 말이든 해야겠는데 숨이 막히고 혀가 움직이지 않는다. 화를 입거나 벌을 받을 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상대에게 어리석은 짓을 하거나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불쑥 내뱉을까 봐 진심으로 염려하고 겁을 내는 것이다. 기꺼운 존경에는 이처럼 두려운 측면이 내재되어 있다. 경외하는 마음이 깊은 까닭에 엉망 진창이 되지 않으려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우러러보는 사람 앞에서도 이러할진대 하나님께 반응하는 상황에서라면 오죽하겠는가?  하나님 안에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랑과 행복을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거룩한 임재 가운데 머무는 특권에 가슴이 떨리며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자 하는 갈망이 나날이 짙어진다. 주님 마음을 슬프게 하지 않을까 몹시 걱정스러워한다. 고대 명나라의 진귀하고 아름다운 화병을 손에 쥔 이처럼 조심하며 두려워한다. 꽃병에 다칠까 봐 겁내는 게 아니라 꽃병을 다치게 할까 안절부절 못할 따름이다. 물론 인간이 하나님을 상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극히 영광스럽고 우리를 위해 어마어마한 일들을 이루어주신 분을 슬프게 하거나 그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크게 염려하고 삼가는 것이다.

칼뱅은 이 경외감이야말로 기도의 핵심부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겸손은 기도하게 만드는 요인이자 열매이다. 하나님의 보살핌을 받고 그분의 임재 안에 거하게 되었다는 그 사실에 집중하고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박차야 한다.

회개는 기도의 동기이자 열매이다

칼뱅이 제시하는 두 번째 기도 원칙은 “무자하고 부족하다는 의식은 허구를 몰아낸다”는 것이다. “영적인 겸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목하는 얘기다. 여기에는 개괄적으로 하나님께 기대고자 하는 강한 의지, 그리고 개발적으로 허물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회개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마음이 모두 포함된다. 칼뱅은 기도를 가장 근사한 영혼의 옷을 꺼내 입는, 다시 말해 경건함을 내보여서 하나님의 마음을 사는 방법쯤으로 여기는 중세, (현재도 마찬가지다)의 보편적인 시각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경계했다. “경건한 행위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다”거나 주님은 “경건한 행위 자체를 좋아하시기 대문에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식의 발상을 단호하게 배격했다. 열매 맺는 기도를 드리려면 이와는 정반대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의 허물과 연약함에 무자비하리만치 정직해야 한다. 얼굴에 가면을 뒤집어 쓰는 허구를 무슨 수를 해서라도 피해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알고 허무와 두려움, 허무 따위를 솔직히 인정하며 그분 앞에 나와야 한다.

온전한 마음으로 찾기만 하면 그분께서는 어김없이 만나 주신다. 그러므로 올바른 기도에는 회개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지는 대신 우쭐거리며 자신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린다면,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고 있는 게 아니다. 기도는 자기 합리화나 낫 탓, 자기 연민, 영적인 교만 따위를 버리기를 요구하고 또 그럴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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