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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에게서 온 편지”

마마킴||조회 1,622
“누가에게서 온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께,
지금 비가 내리고 있는데 빗방울 소리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사회에 있을 때에는 빗방울 소리를 좋다고 느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항상 TV나 음악소리, 그 외에 여러 가지 소리들로 빗방울 소리를 온전히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곳에 와서 모두 잠든 고요한 이 시간에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게다가 아까는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비로 인해서 흙 내음이 나는데 어찌나 좋던지 계속 맡았어요. 작년 8 월에 운동 시간에 비가 소나기처럼 많이 내렸는데 그 비를 맞으면서 운동 했는데 정말 너무 행복했었어요. 모든 게 씻겨 나가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냐? 그때만큼은 정말 깨끗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때의 느낌을 또 느끼고 싶어서 운동 시간에 비가 오기를 바랬는데 그 후로는 한번도 안 왔어요. 운동 나가기 전에 비가 오면 저희들 건강 때문에 운동 자체를 못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운동장 나갔을 때 비가 오는 특수한 상황 때만 경험할 수 있는 거라서 기다려 지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중에 하나가 비 많이 내릴 때 1 시간 정도 비를 맞는 거예요.

그래서 사회로 돌아가서 집에 있을 때 비가 내리면 바로 나가서 비를 맞으려고 계획중의예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이곳에서 기분이 너무 다운되거나 마음이 많이 어두울 때 사회에서 즐겁고 재미있던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밝게 만들었어요. 다만 “그때는 행복했는데 지금은 이곳에서 지내고 있네” 하면서 살짝 씁쓸해지기도 했지만요. 그래서 제 마음을 지키려고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일들을 많이 계획하고 있어요. 지금은 이렇게 마음을 지키지만 나중에는 예수님 한 분 만으로 제 마음을 지킬 수 있겠지요? 그날이 멀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

요즘 뉴스를 보니 전국적으로 산불이 많이 났는데 이번에 비가 많이 쏟아져서 모든 산불을 껐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제 일이 아닌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그랬는데 이곳에 와서는 안타까워지게 되었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기도라고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밖에 모르던 제가 타인을 생각하게 된 것 이것도 제에게는 좋은 변화입니다. 이타심. 너무나도 갖고 싶은 마음이에요. 타인의 아픔을 온전히 저의 아픔처럼 느껴지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지난 날의 잘못된 모든 것을 버리고 좋은 것과 하나님의 말씀만 채워서 사회로 돌아가겠습니다. 오늘 충주에서 함께 지낸 두 사람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두 사람 다 3 월 30 일에 가석방 받고 사회로 돌아갔는데 저보고 건강히 잘 지내고 재판 잘 받으라고 편지 했어요. 이분들과 4 개월 정도 함께 지냈는데 그때는 초범이라서 많이 힘들었는데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고 적응 못하는 저를 잘 잡아주었어요. 한 분은 교수님이었고 한 분은 개인 사업 하셨던 분인데 두 사람 다 금전적인 문제로 잘못되고 도피생활 하느라 2~3 년씩 노숙자 생활을 했다고 하면서 노숙자 생활 했을 때의 이야기들을 많이 해줬는데 슬픈 이야기인데 웃기는 상황이 많아서 많이 웃었었어요. 그 당시 저는 이곳이 고통뿐인 곳이었는데 두 사람은 즐겁게 지냈고 정말 마음이 편하다고 자주 이야기 하셨어요 한 사람이 그러면 그럴 수도 있는데 두 사람이 그러니 너무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이곳이 어떻게 마음이 편하고 즐거울 수 있냐고요. 그때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어요. “도피 생활을 하고 노숙자생활을 할 때는 나의 세상은 끝났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죽을까? 하면서 하루 하루 살았는데 막상 체포되어 이곳에 들어오니 나의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죄값을 치르고 새로운 삶을 살 거라고 말을 해줬는데 그분들은 이후의 삶을 생각하면서 지냈고 저는 지금의 삶만 보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분들과 자주 이야기 하면서 저도 이후에 삶을 생각하게 되었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이곳 생활 잘 적응 할 수 있었어요.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던 두 분이 출소해서 이제는 본인들이 이곳에서 꿈꾸던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그 두 분을 위해서 기도 드려야겠어요. 잠깐 제가 출소하는 장면을 상상했는데 너무 행복해요. 언젠가는 저에게도 그 순간이 올 텐데 그때를 위해서 이곳 생활 열심히 해야겠어요.

저희 방 뒤 창문에 비닐하우스가 있었는데 이번에 철거했어요. 그런데 비닐 하우스 안에 고양이들 아지트였는데 비닐하우스가 없어지니 고양이들이 바로 보이게 됐어요. 예전에는 하루에 한번 볼까 말까 했는데 요즘은 아무 때나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 “영화 같은 이야기”책을 읽었는데 고봉준 목사님이 쓰신 책인데 본인의 인생이야기에서 죄도 여러 번 짓고 교도소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 예수님을 만나서 새사람으로 거듭나서 목사님이 되시고 복음을 교도소와 세계 곳곳에 전하시는 모습이 넘 감동이었어요.

“주님 나의 나 된 것은 모두 주님의 은혜입니다”
어머니 많이 많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