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를 키운 고석만 선교사님의 간증”
권사님 어제 수현이 16번째 생일이어서 지난 때를 돌아보며 글을 하나 썼습니다. 물론 권사님의 기도와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내 딸이 되어 2•8 청춘을 맞은 막내”
어제 10월 4일, ‘수현’이가 이제 만 16세가 되었다. 숙녀 티를 내며 외모 단장에 여념이 없다. 생후 7개월에 우리에게 입적됐고, 9개월 째에 우리 집에 들어왔고, 이후 완전한 한 식구로 지내고 있다.
15년 전 봄이었다. 어떤 계기로 우리 집에 아이 입양이 거론되었다. 나는 입양 자체가 싫지는 않았으나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 내 나이 40대 중반을 지나고 있고, 이미 아들 딸 하나씩 둔 우리 부부 모두 사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입양을 하면 내가 그 아이를 친자식과 똑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단 기도를 해보기로 했다. 방바닥에 가만히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입을 열었다. 바로 그때였다. 하나님의 음성 같은 것이 가슴 속으로부터 선명하고도 세차게 들려온 것이다. “너 지금 그걸 기도라고 하고 있냐?” 지금까지도 초특급으로 기도 응답을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인 것 같다. “아, 하나님, 죄송합니다. 하겠습니다.”
선한 일을 앞에 놓고 “할까요, 말까요?” 하는 것은 기도제목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일을 어떻게 잘 할까요?”라는 기도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었다.
우리가 영국에 사는지라 한국에 있는 어느 입양 가정에게 우리도 입양하겠으니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두어 달 후 소식이 왔다. 의정부에 있는 아동보호소에 우리가 입양했으면 하는 아이가 있고 사진을 보내니, 가부를 결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굴이나 그 어떤 조건도 중요하지 않았다. 아들 동성이와 딸 수빈이를 성별이나 외모를 따져서 낳기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대로 낳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입양도 낳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주시는 대로 “아멘”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 특히 나에게 외모까지 맞춤형으로 셋째 아이, 즉 둘째 딸을 주셨다.
내가 그 아이를 친자식과 똑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했다. 수현이가 우리와 함께하고 정말 며칠 되지 않아 그 걱정이 안개 걷히듯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동성이와 수빈이와 수현이를 전혀 구별하지 않게 그냥 저절로 된 것이다. 하나님이 예수님 통해 우리를 양자 삼으신 것, 즉 입양도 이러할 거라는 깨달음이 왔다. 로마서 8장의 그 말씀이 그저 교리나 선언이 아니라 우리에게 실제요 현실로 심긴 것이다.
입양을 했으나 데리고 영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것은 아이 비자 문제였다. 주한영국대사관이 연거푸 비자 거절을 했다. 한영입양협정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라 했다. 영국 이민국에서 퇴직하고 컨설턴트로 일하는 영국인은 한마디로 “해결 불가능”이라고 답변을 보내왔다. 의정부의 아동보호소에서는 조심스레 “파양”이라는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다. 이미 “내 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일이 모두 3주 안에 정말 신비한 방식으로 해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신앙의 롤러코스트를 타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했고 신앙의 중요한 원칙들을 다시 익히게 되었다. (긴 얘기는 생략…)
입양 후 두세 달 지났을까? 동성이가 이런 말을 했다. “아빠, 수현이는 처음부터 우리 집에 있었던 애 같아요!” “그렇지? 아들아, 정말 고맙다!” 그런 오빠를 수현이는 몹시도 좋아하고 따랐다. 2013년 여름, 수빈이가 건강 문제로 한국에 머물 때였다. 자기 몸 힘든데도 동생 줄 선물 사겠다며 애를 쓰는 수빈이가 얼마나 고맙던지! 지금도 오빠와 언니는 수현이를 끔찍이 챙긴다. 16살 생일이 영국에서도 중요하니까 이번에 좀 더 특별하게 해줘야 한다고 동성이와 수빈이가 입을 모았다. 한 달 전부터 생일 노래를 부르던 수현이는 몹시 행복해했다. 그리고 한 주간 내내 생일 분위기였다.
어떤 분이 수현이에게 “넌 참 복받은 아이네”라고 한 적이 있다.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사실 복을 더 받은 쪽은 우리 부부와 동성, 수빈이에요. 수현이로 인해 집안에 활기가 넘치고요, 또 좋은 거 말로는 다 못해요.”
나는 수현이를 보며 “수현아, 진짜 고맙다. 내 딸 되어 줘서”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수현이의 생모에게도 참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얼굴도 이름도 행방도 전혀 모르지만, 어린 미혼모로서 너무 쉽게 낙태하고 마는 세태에서 잘 견뎠고 산고를 감수했고, 그 아이가 내 딸 되게 해줬으니 진실로 고맙기 그지없다.
생일이 10월 04일이니 수현이는 “천사(1004)”이다. 완벽한 우리 식구이고 몹시 사랑스러운 막내딸이다. 이 복된 일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께 무한 감사하고, 수현이를 비롯한 가족 모두에게 감사한다!
“입양아를 키운 고석만 선교사님의 간증”
마마킴||조회 1,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