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와 요한의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
보내주신 책은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책은 기쁘게도 저 뿐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지내는 형제들 몇 명과도 같이 돌려보며 그 기쁨을 나누고 있고, 한번씩은 읽어본 책들에 관해서 함께 독후감을 나누고 있고, 감동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가 느낀 점을 나누면서 서로가 가진 생각을 들어주며, 서로를 위해 좋은 시간을 만들어가려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꽉 막힌 지금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서 서로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각자가 생각하는 솔직한 마음도 들을 수 있어 너무나 좋은 것 같고 또 말씀과 챙을 통해서 수 많은 것을 배워가며 가끔 형제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어쩔 때는 저도 모르게 형제들의 이야기에 빠져 울기도 하고 내심 감동도 받으며 오히려 제가 형제들에게 많이 배울 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감사한 것 같아요. 이 모든 변화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신 하나님아버지와 우리 어머니께 감사 드려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주신 어머니 항상 감사합니다.
여러 명이 같이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취침 시간이 시작하자마자 벌써부터 코를 골며 세상 모르게 잠든 형제들, 잠이 오지 않아 이리 뒤 척 저리 뒤 척 하는 형제들 참 여러 가지 모습입니다.
목공 노역장에서 목공 일을 하다 보니까 많은 목재를 가공하고 조립하게 됩니다. 주로 편백 나무를 사용하는데 다른 나무들 보다는 편백 나무에 유난히도 옹이가 많습니다. 부드럽고 연한 편백나무는 질감에 비해 매우 단단하게 굳어진 옹이를 대하는 일은 평범한 나무를 대하는 일보다는 훨씬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가공과 조립이 이루어져 작품이 되고요.
편백 나무는 세계적으로 유익이 되는 향기(치톤피트)를 뿜어내고 살균작용까지 하는 나무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편백 나무에 옹이가 많은 것은 그 용이를 통해 얻은 유익을 사람들과 나누고 증명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편백 나무에 옹이가 자리하기까지, 옹이마다 부러지거나 상함을 이겨내고 단단함으로 굳어지도록 보듬은 편백 나무의 사랑이 향기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언제쯤 일지요? 부드럽고 유연함을 지닌 생명의 향기로 제 곁의 수 많은 옹이들(형제들)을 보듬으며 유익이 되는 생명 나무가 되는 날이요? 간절히 소망합니다.
성경 필사는 어떤 상황에서든 계속 하겠습니다. 노트로 4-5 권 분량이 될 때마다 엄마께 보내드릴 거구요.
부산교도소에서 온 편지
보내주신 편지 잘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감사 드립니다. 이 비천한 사람에게 이렇게 신경 써주시고 편지까지 써서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주님의 축복으로 형제자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 교통함이 너무나 큰 축복임을 믿습니다. 제 아들은 현재 초등학교 6 학년인데 한달 전에 스마트 접견으로 이곳에 들어온 후 처음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초등학교 1 학년 때 보고 처음 보았으니까요. 주님의 은혜로 너무나도 잘 자라 주었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님 아버지께 매일 매일 감사 드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연로하신데 손자를 돌보시느라 얼마나 힘이 드실런지요. 아들로서 너무나 죄송한데 그래도 잘 자라주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이곳에 들어와서 3 년 6 개월 동안 직접면회는 아무도 없었어요. 두 달에 한번 화상접견 밖에 못하였습니다. 아무도 접견이 없는 것이 가족이 가까이 있으면 더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아서 더 죄송한 마음이 들 터인데 저희 가족이 사는 곳과 거리도 멀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살기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성경을 일하기 전과 일이 끝난 후에 보고 있습니다. 아버지 말씀은 사실 쉽게 다가갈 순 없지만 매일 말씀을 보며 주님의 말씀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또한 대전에 있는 딘낫세라 성경통신대학교 성경공부를 반년 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에게 은혜 주시어 성경대학 공부를 허락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10 월 15 일에 금요일 밤에 부산 온천교회에서 권사님이 말씀 전하러 오시면서 그날 부산교도소를 면회 오신다고 하셨는데 저같이 낮은 사람을 위해 먼 거리에서 힘드실 터인데 제 마음이 죄송하네요.
보내주신 글들도 감사 드리고 저 역시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찬송을 부르며 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