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와 요한의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께,
귀뚜라미 소리가 밤새 귀청을 울리는 것을 보면, 아마도 다음주나 되면 여름도 곧 끝이 날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선선히 부는 바람에 말씀묵상하기도 좋고 남는 시간은 책한 권 손에 들고 책에만 몰두 할 수 있어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지금의 열기를 식혀주고 바람만 좀 불게 하였는데 왜 이리도 감사가 넘치는지요^^ 모든 것이 그저 만족스럽기만 합니다.
어머니! 이제 저희도 다음주 월요일이면 이곳에서 백신을 맞게 됩니다. 처음엔 백신을 맞고 나면 이곳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아마도 올해까지는 현재 수준으로 가고 내년이나 되어야 다시 교화 행사며, 예배도 정상적으로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어머니 곁에서 운전도 하고 저는 평생을 그렇게 살 준비가 되어 있는데요 꼭 그럴 날이 오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결석으로 인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2 리터 용량의 생수 1 통을 다 마신 후에 새로운 병에 들어있는 생수를 컵에 담아 마시는데 불현듯이 어릴 적 감별소 생활을 할 때의 물 마시던 것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에, 우리나라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한강의 기적”이라고 표현되기도 했지만 수용 시설은 세상과는 달리 일제시대 있던 시설을 유지하며 시설의 열악함과 폭력적인 관리가 계속되었었습니다. 물 사정도 아주 나빴고요.
지금처럼 아무 때나,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마다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신다고 해도 깨끗한 물도 아니었고요. 세면장이라는 시설에 마련되어 있는 (시멘트등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물통 안에 물이 담겨져 있는데 담겨진 물은 세면은 물론 세탁물로도 사용되다 보니까 세탁이든 세면이든 비눗물을 헹구던 용기를 그대로 물통 안에 넣어 물을 퍼담아 사용하는 바람에 물을 저장하는 통 안에는 비눗물찌꺼기들이 하얗게 떠 다녔고, 그 물을 마실 때면 비눗물 맛을 느끼지 않으려고 숨쉬는 것을 멈추면서 물을 삼키곤 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세상도 거침없이 변하니까 이곳 수용시설도 인권 등 생활 환경 등이 나아지고 좋아졌습니다. 생수를 마시며 그런 사실이 절로 깨달아지며 예전의 그 열악한 환경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견디었나 싶은 생각, 특히, 그 더럽혀진 물들을 어찌 마실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아프리카 등 최빈국에서 흙탕물 등 오염된 물 마 져도 온전히 마시지 못하고 있는 수 많은 이웃들을 생각하게 되고 비록 갇혀 살고 있어도 먹고 마시며 입고 잠자는 것들에 대하여 염려하지 않고 있는 이 현실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부산 교도소에서 지내는 분은 어떤 분이실까? 라는 궁금함을 갖게 됩니다. 엄마의 책을 통해 엄마의 신앙고백을 통해 참 사랑의 하나님을 만나고 느끼며 그 하나님 안에서 살기를 소망하게 된 분이기를 기대합니다.
엄마가 불러주신 생일 축하 곡이 들릴듯하여 보내주신 편지에 귀를 살짝이 대어보았습니다. ^-^ 눈을 통해 읽혀진 엄마의 마음이 귀를 통하여도 노랫소리로 들려졌답니다. 지극히 허잡 하고 천한 인생으로 마무리 했을 인생인데 엄마의 사랑과 행복동 가족 분들의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는 주님 덕분에 천하보다 귀한 인생, 엄마의 아들 디모데로 살아가고 있게 된 사실을 고백하며 감사드리게 됩니다. 참 감사해요 주님!
오늘이 있어 감사함을 알게 하고 희망이 있어 내일을 바라봅니다. 하루는 짧은 시간이지만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하루이어서 감사합니다. 주님 덕분에!!!
사랑하는 행복동 가족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