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
이제는 절기상으로 여름이 분명한 듯 한데, 아직은 볕이 뜨겁지 않고 바람도 시원한 것을 보니, 아직은 봄이 우리들 곁에 있는 듯합니다 이번에 어머니가 다녀가시고 그날은 지극히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하는 것에 다시금 깊이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제게는 지금 감사가 되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며 그래서 모든 것에 감사가 된다는 것에 너무나 공감이 가기에 지금 제게 있는 이 모든 것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전부와 곁에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그 어느 것 하나 감사가 되지 않을 것이 없었습니다. 감사는 이 모든 것을 주시고 날마다 풍성하게 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그날의 어머니와의 만남의 기쁨을 감사로 더 할 수가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비록 그날은 뿌옇게 가려진 교도소 안의 유리 막이 야속하기는 하였지만^^ 이 또한 우리 하나님께서 직접 주선해주신 가족들의 만남에는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으니 어머니를 뵙고 난 후 발걸음을 돌리며 연신 하나님께 감사 또 감사를 외치며 기쁘게 공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여기고 날마다 감사하며 지낼 것입니다. 오늘도 저물어 가는 저의 시간을 감사로 꽉 채워 너무나 감사하네요. 소중한 시간, 어머니와 우리 행복동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감사 드리며 어머니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노역장 안에는 물을 끓일 수 있는 기구가 있습니다. 바깥세상의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서 흔히 불수 있는, 이곳에서도 사발라면이 판매되기에 사발 면을 먹기 위해 사용하게 되는 기구이지요.
가끔씩, 마음이 좋으신 교도관님의 허락을 받은 후에 물 끓이는 기구를 사용하여 사발 면을 끓여 먹곤 합니다 원래는 취사장에서 끓인 음식 이외는 음식물을 끓여 먹지 못하지만 저희 들의 심정을 잘 헤아려 주시는 교도관님의 배려아래 사발 면을 끓여서 먹을 수 있습니다. 약 한 달에 한번쯤이요. 물론 제가 끓입니다. 대부분의 라면도 제가 준비하구요. 한번 끓일 때 60 개를 끓이게 되는데 이 정도의 분량을 끓여야 40여명에 가까운 형제들에게 넉넉하게 나누어 진답니다.^-^
노역장 한 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서, 물을 끓이다가 먼저 라면 스프를 넣는데 그리하면 라면스프 냄새가 노역장 전체에 펴집니다. 그리 되면 형제들이 한 명, 두 명 찾아와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수고 많이 한다”는 등의 치사를 웃는 모습과 함께 건네는데 그런 말들을 듣고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지고 제 섬김의 시간들이 하늘 아버지께서 주시는 특별한 선물과, 함께 지내는 수 많은 형제들 중에 택함을 받은 인생임을 깨달으며 감사 드리게 됩니다.
형제들의 끓여진 사발 면을 국물 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사발 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맛있는 표현과 즐거워하는 것은 왜 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형제의 감탄사가 떠오르네요. “역시 라면은 끓여야 제 맛이나!”
라면이야 끓는 물을 부으면 어떡하든지 먹어지겠지만 끓여지면 더욱 맛이 있듯이 모든 음식들이 알맞은 재료와 알맞게 끓여짐이 있을 때 제 맛이 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준비되었다 한들 끓여지지 못하거나 알맞지 않는 끓여 짐이라면 제 맛을 낼 수가 없겠지요.
성전 된 우리 모두의 몸에는 각자 마당의 인생 솥 하나씩을 하늘 아버지께서 공평하게 담아주셨고 그 솥 안에도 역시 각자 마다 에게 알맞은 삶의 재료들을 담아 두셨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 재료들을 끓여 맛을 낼 수 있는데, 하늘 아버지의 뜻과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알맞은 때를 기다리면 기쁘고도 복된 천국의 맛을 내고 누리겠지만 욕심과 불순종함으로 때를 거스르면 전혀 제 맛을 낼 수도 없고 누릴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천국의 맛을 내며 누리는 순종쟁이 아들이 되도록 응원하여 주세요 ^-^
엄마를 뵙고, 또 다음날도 엄마의 목소리를 전화통화로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늘 청년의 때처럼 힘있게 지내시는 울 엄마, 늘 소녀처럼 환한 미소로 반겨주시는 울 이모님! 친형님처럼 챙겨주시는 형님, 아버지와 행복동 가족 모든 분들, 함께 먼 길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운전해 주신 귀한 섬김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