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것이라~~원종수 박사(암전문의)의 간증(4)”
나는 남미 페루의 정글에 의료선교의 전초기지로 종합병원을 세웠다. 아프리카 선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슈바이처같이 되고 싶어서 신학공부를 마치고 병원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조그만 배 하나를 구입해 의료장비와 약을 가득 싣고 아마존 강을 누비면서 환자들을 치료했다.
정글 속에 있는 마을에 일행들과 함께 처음 들어갔을 때, 그 사람들은 마치 원시인 같았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나에게 우유같이 생긴 흰 음료 한컵을 주었다. 그것은 그들만의 풍습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인사였다.
선교지에 가서 첫째로 금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끓이지 않는 음식이다. 생과일을 먹든지 끓인 것 외에 다른 것을 먹으면 외지인들은 즉시 배탈이 나는 것은 정해진 일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나에게 시험이 왔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내가 그것을 먹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주는 것을 먹지 않으면 그들의 예의에 벗어나고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무언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질문했다.
“하나님, 이것 먹으면 설사할 것은 뻔하고 아무것도 못할 텐데 차라리 안먹고 일하는 것이 좋겠죠?” “아니다. 이 사람들은 너에게 자신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것을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먹어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꿀꺽 꿀꺽 마셔야 했다. 그것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웃는 얼굴로 마셨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계속 기도했다.
“하나님, 설사 나오면 설사 멎게 해주세요. 열이 나면 열이 멎게 해주세요.” 그것을 맛있게 먹고 나니 그 사람들이 달려들어 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것은 자기 형제라는 표시의 인사였다. 나의 행동을 보고 추장이 제일 좋아했다. 나는 진료를 시작했다. 예수님의 사랑을 손과 마음에 담아 병든 자와 고통 당하는 자와 늘 함께 하셨던 그분을 생각하며 열심히 진료를 했다. 진료 중 배탈의 신호가 올까 봐 가끔 배를 만지기도 했는데, 열도 나지 않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날 밤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나에게 준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니 나에게 주었던 흰 음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글에서 고구마같이 생긴 “유까”라는 뿌리 열매를 캐다가 아마존 강의 더러운 물을 넣어 삶았다. 그리고는 나무를 토막내서 가운데를 파내고 거기에 유까를 넣고 짓이겨 즙을 낸 후 바나나 잎을 덮어놓고 발효시킨 것을 나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발효시키는 과정을 직접 보니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다. 발효시키는 이스트가 없으니 그 마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많은 할머니의 침을 유까에 넣었다. 하루가 지나면 술처럼 발효되기 시작하고 다음 날이면 술이 되었다.
침을 뱉는 걸 보니까 뒤늦게 배가 뒤틀리는 것 같았다. 하나님이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지켜주신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그런 것을 먹었는데도 멀쩡한 것은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증표라고 생각하니 마음에 큰 감동이 밀려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선교사역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강해졌다. 이 ‘유까’ 사건 이후 나는 페루의 정글 속에 세우게 하신 종합병원의 사명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