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학생들과 방문한 보나콤 이야기(3)”
여기 오시는 분 중에 성남 모란시장 부근에서 노숙하는 노숙자팀이 있습니다. 지난 4, 5월쯤에 분당샘물교회가 노숙자들을 모아줄테니 그들에게 강의를 해줄 수 있겠느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교회가 성남시청과 함께 150명을 모았습니다. 저는 그들 앞에서 실패한 이야기만 2시간동안 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았던 순간,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회복된 과정과 지금 살고 있는 이야기들을요. 그 이야기가 끝난 후에 성남시와 샘물교회에서 저의 강의를 듣고 양계를 배워 귀농하여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지 조사했는데 15명이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두 명을 선별해서 뽑았고, 그들이 와서 훈련을 받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출애굽의 사건이라는 것이 원래 농촌에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당시 첨단 문명의 진원지였던 곳 중의 하나인 도시 애굽으로 가서 아주 고통스럽게 노예로 살다가 그 도시의 삶, 노예의 삶으로부터의 탈출인 것 같습니다. 노예의 삶을 살다가 하나님을 경험하고 다시 귀농하는 이야기가 출애굽이라고 읽습니다. 지리산 사역을 하면서 또 하나 꿈꾸었던 것이 농촌에서 도시로 옮겨 살다가 도시의 빈민으로 전락해버린 무수한 시골 출신의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출애굽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꿈꾸게 하셨는데, 지금은 그것을 조금씩 시도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양계를 하면 거름이 나와서 논과 밭을 기름지게 할 수 있고, 또 그 수익으로 공동체를 자립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요. OECD가 유기축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그 코덱스보다 더 친환경적으로, 법에 맞추는 크리스천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따라 닭을 길러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양계를 시작하면서 아시아 어디에서도 할 수 있는 양계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닭에 대해 배우기 시작할 때, 영국과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을 읽은 후 우리나라에서 양계를 잘한다고 소문난 12군데를 돌아보았습니다. 처음 4군데에서는 목사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그냥 머슴처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개월 혹은 3개월을 그 집에 살면서 일을 해주었습니다. 질문도 하지 않고 양계에 대해 독습한 원리들을 가지고 닭을 어떻게 기르는지 보기만 하였습니다.
3군데 정도 돌고 나니까 4번째 5번째 양계장에 갈 때에는 질문할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기 시작했죠. 마침 그 즈음 하나님께서 일본 고오베, 와까야마, 오오사카 등지에서 양계를 잘하는 양계장 몇 군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셨어요. 일본과 한국 곳곳에 돌아다니면서 배우면서 스스로 정리했던 것을 기초로 이 양계장을 설계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3박5일 혹은 4박5일간의 양계스쿨을 진행하고 있는데, 참가자의 70%는 선교사나 선교사지망생입니다. 장로회(합동)나 감리교에서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보내기도 합니다. 귀농을 꿈꾸는 비기독인들도 오시고요. 양계를 시작할 때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처럼 양계가 어느새 선교의 도구로 귀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에 저희 양계가 들어가 있습니다. 고아원과 병원을 도우면서 그 지역을 변화시키고 교회 사역자들을 자립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있죠. 선교가 지역사회 개발이란 측면에서 홀리스틱 미션으로 나가고 있는 요즘, 양계와 농업이 선교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들만의 독특한 양계법이라고 한다면, 철저히 창조의 원리에 따라 양계를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 양계장에서는 닭똥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오히려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왜 냄새가 안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닥에 우드칩, 볏짚, 낙엽이 깔려 있고 그 사이에 미생물이 살고 있어서 닭의 똥이 이 미생물들의 밥이 되어서 삽시간에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되어도 닭장에는 선풍기를 틀어주지 않습니다. 밖에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자연대류 현상에 의해 늘 바람이 불도록 설계를 했으니까요. 우선 창이 남북으로 통해져 있어서 공기가 들어옵니다. 더워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겠죠? 그런데 지붕에서는 함석이 열을 받아 굉장히 뜨거워져 있습니다. 더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서 더 뜨거운 공기를 만나면 그 공기는 튀어나갑니다. 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닭의 코 높이는 진공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다시 외부에서 공기가 스며들어오게 되고 닭은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순환이 계속 이어지면서 닭의 코 높이에서는 늘 바람이 부는 것이죠. 양계장은 약 7대 3의 비율로 응달과 양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해가 필요한 애들은 해 앞으로 가서 놀고 그늘이 필요한 아이들은 그늘에서 놀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들은 공기를 싫어하는 미생물과 공기를 좋아하는 미생물을 배양해서 100% 발효시킨 사료를 먹이로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방울도 항생제나 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미생물만으로 아이들을 기르고 바닥에도 미생물이 충분하므로 다른 데서 바이러스가 몰려와도 닭들이 이기게 됩니다. 저희가 직접 배양한 아미노산과 쑥, 인진쑥, 개똥쑥, 참쑥, 칡, 계피, 감초, 당귀, 생강 등으로 만든 물은 닭의 성장과 건강에 각별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사료법, 양계장의 원리들, 질병에 대한 대처 등 양계의 원리들을 매뉴얼로 만들어서 필요한 분들과 나누고, 때로는 수퍼비전을 해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