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과 소금으로 – 대전 송촌 장로교회 (동아일보 연재)”
이 교회에 대한 신자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한 신자는 “자원 봉사를 하다보면 내가 노인들을 돕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랑과 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신자들이 봉사를 통해 얻은 감동은 다시 이웃을 위한 빛과 소금을 바뀌고 있었다.
노인들은 갈 곳이 없었다. 일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60 대의 젊은 노인도 많았지만 이들을 받아주는 곳은 드물었다. 자연스럽게 노인장에서 화투나 치며 소일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뛰었다. 지금은 개발이 돼 아파트 촌이 됐지만 1991 년 대전 송촌동과 중리동 일대는 논밭에 야산도 있는 전형적인 시골동네 였다. 그해 9 월에 비닐하우스에서 어른 11 명이 모여 교회 설립 예배를 올렸다. 개신교계에서 “효자 교회”로 소문난 송촌 장로교회의 첫 출발이었다. 교회 설립 이후 노인들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 교회의 목표였다. 교회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았지만 2002 년 65 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송촌실버 대학을 개설했다. 지금은 출석신자 2000 며명의 교회로 성장했지만 당시에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사회는 물론이고 가정에서조차 밀려난 노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해 두기수씩 입학해 현재까지 800 여명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현재는 한글과 노래 영어 댄스를 9 개과에 개설돼 있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이 학교는 각종 강좌뿐 아니라 무료 점심과 건강검진, 이미용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실버대학은 사실 평생교육 개념이라 졸업한 뒤에도 교회에 오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졸업생들은 ‘ 대학원생’으로 부르죠. 여기서는 돌아가셔야 ‘진짜 졸업했다’ 고 합니다.”
최근 만난 교회 담임목사이자 학장인 박경배목사의 말. 교회는 이 대학 외에도 매년 봄 행복축제를. 가을에는 야유회를 열고 있다. 지난해 5 월 대전 충무 채육관에서 열린 행복축제에 5000 여명을 초청했다. 이제는 연례행사로 정착돼 교회 주변 식당과 미용실 등에서 십시 일반 도움을 주고 있고 자원 봉사자들도 효도하는 날로 여기고 있다.
“최근 영어 반에서 공부한 어르신들이 영어 연극대회 나가 3 등을 했습니다. 한글 반에서 글을 배운 분들이 보낸 이메일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저보다 인터넷을 능숙하게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제자들의 달라진 모습을 설명하는 박목사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마치 늦 공부가 터진 자식을 둔 부모 같다. 그가 노인 사역에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1983 년에 작고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계기가 됐다.
“왜 ‘내 새끼’라는 말 있잖아요. 욕이 아니라 정이 찰랑찰랑 넘치는 말이죠. 제가 그렇게 받은 사랑을 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신학대에서 공부 열심히 해 좋은 목사, 남이 가지 않는 곳에 가는 목회자. 복지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기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확하게 제 뜻을 이뤄주셨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교회의 경우 효를 성경적인 가르침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교회의 관심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실버대학에 조차 나오니 못하는 노인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80 여가구에 도시락 서비스와 목욕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지체장애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 있던 분과 마주쳤는데 그는 10 여전전 새 교회가 건축될 때 장애가 있는 단 2,3 명의 교유를 위해 교회 입구에 경사로를 만들고 엘리베이트를 설치했다며 교회가 소외된 이웃의 작은 아픔까지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 하는 또 하나의 교회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