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와 요한의 편지”
사랑하는 울 엄마,
온 연한 봄 인줄 알고서 겨우내 덥고 있었던 담요을 세탁하여 훈련장 보관함에 넣어 두었는데 연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난 후에 날씨가 사납게 추워졌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지 싶었는데 새벽엔 너무 추워서 담요 한 장 정도는 방안에 남겨 둘걸… 하는 후회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다시 저녁이 되었는데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기에 속으로 “오늘도 좀 춥겠구나” 하며 침구를 펴고 있을 대 옆자리에서 잠자는 동생이 제게 핫팩을 건네주는 것입니다. 형제도 추우니까 갖고 자라고 했더니, 지난번에 제가 준 것들 중에 사용하지 않은 거라면서 자신은 덮을 담요가 여러 장 이니까 형이 사용하라며 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엄마!
여러 가지로 참 귀한 깨달음이 새삼스레 덮쳐오듯, 섬김을 통해 사람에게로부터 돌아오는 유익도 이리 따뜻한데, 하늘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리는 진실한 순종은 얼마나 큰 유익과 복됨으로 제가 누리게 하실지 가늠하기가 불가능합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고요.
사랑하는 엄마! 진정한 섬김은 진정한 낮아짐과 순종하는 마음에서 절로 나타내어지는 것인데 저는 여전히 어중간한 낮아짐과 순종으로 변덕쟁이 같은 모습임을 깨달아집니다. 사람들의 여러 가지 모습을 통하여 기뻐하고 감사 드리고 또 속상해 하니까요.
가끔씩, 왕이나 왕자가 허름한 옷을 입고 궁을 빠져 나가 벌리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연극을 보게 됩니다. 교화방송이란 특수한, 공동으로 시청하여야 하는 관계로 좋든 싫든 봐야 하는데 그 내용들은 권선징악으로 결론이 나는데 한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백성들 속에 들어가서 백성들의 마음을 살피고 또 그들과 같은 모습을 위해 왕이라는 신분을 감추고 백성들처럼 낮아지는 모습을 취하지만 결국은 그들의 낮아짐은 일시적 행동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색다른 경험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울 엄마!
“낮아짐!” 진정한 낮아짐을 생각하면 절로 떠오르는 바로 “우리 주 예수님”이요. “평생”동안 자기의 신분을 버리고 종의 모습으로 살아가신 주님! 종보다 못한 환경에서 태어나셨고 진정한 섬김을 우리 인생들에게 본으로 보이시려 자기 목숨까지도 사람의 대속물로 주신 우리 주님!
지난 주일 저는 또 속상함을 누르며 힘들어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주님의 부활하심이 너무 기쁘다, 참 기쁘다고 고백하면서도 우리 주님이 오셔서 다 차려놓은 밥상에 앉아 그저 숫가락질, 젖가락질 하는 것뿐인데도 편식하고, 반찬 투정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언제쯤이면 진정한 낮아짐으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의 고백이 절로 나오게 될지요….그저 흉내내기가 아닌 진실로 주님의 낮아짐의 삶을 본 받고 엄마와 이모님과 사모님과 집사님과 아버지와 행복동의 모든 가족분들과 함께 동참하는 디모데가 되기를 원합니다.
낮에는 김밥을 만들어서 나누었습니다. 준비된 재료가 부족했지만 제가 만든 김밥을 멈마께서 드시고 싶다 하시기에 엄마께 드린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잘 준비된 재료가 없었지만 그래도, 만든 이의 정성을 생각한 동료는 맛있다며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합니다. 그러면 맛있게 먹어준 그 마음이 참 좋습니다. 하지만, 쏘시지가 들어가지 않는 김밥이 어디 있냐며 일부러 불만하는 듯한 그 마음은 참 얄밉습니다. 그래도 저는 또 김밥을 만들 것입니다. 우리 예수님! 참 좋으신 우리 예수님이 맛나게 차려 좋은 밥상 앞에서 저는 반찬 투정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편식쟁이가 아닌 아무거나 잘 먹고 잘 순종하고 잘 감사하는 아들이 되도록 울 엄마가 강력한 기도로 응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책은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이번에 책을 정리하느라 볼 책이 없었는데 때마침 어머니께서 좋은 책을 또 보내주셔서 지금도 주말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고 몸도 많이 좋아져서 묵상의 산에도 잘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교도소안은 항상 봄 가을은 없고 여름과 겨울만 있다고들 했는데 이번에는 저가 이곳의 날씨를 너무 간과해서 겨울에는 감기 한번 안 걸리고 건강하게 잘 지냈는데 이번에는 감기로 고생을 했습니다. 항상 마음을 지키는데 최선을 , 또 몸 건강에도 각별히 유념을 하겠습니다.
늘 어머니께 감사 또 감사 드리면서 어머니,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