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치지 못할 사람은 없다 – 현 소망교도소 부소장 박효진지음”(3)
수감자들 대부분은 고아출신이었습니다. 장기수들은 마치 침목하는 군함처럼 인생의 심해를 향해 가라 않고 있었습니다. 하늘을 날라가던 철새도 이곳 청송교도소 위로는 지나가니 못한다고 합니다. 수 많은 한이 회오리바람으로 모여 하늘로 치솟으니 철새인들 어찌 감당할수 있겠습니다. 인생의 막장에서 내일을 포기한 이들이 내뿝는 이 독기는 살모사도 이길수 없을것입니다.
“내 평생 다하는 그 날까지 재소자 형제들을 더 사랑할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요. 저 같이 못한 인간을 교도관으로 불러주신 하나님의 뜻이 바로 이 일을 위해서라면 죽기까지 순종하겠습니다”
“영호와 있쟌아”
전과 6 범의 범칙 전문가. 사람들은 영호를 악질, 독종, 모사꾼이로 불렀다. 몇 달 전, 범칙사건의 주모자로 적발되어 악착같이 부인하며 진술을 거부하길래 거칠게 다그친적이 있었다. 나는 극도로 화가나서 영호를 무섭게 사정엀이 다루었고 떼리고 영호도 독사 같은 눈을 하고서 내게 덤벼들었다.
“내 안죽고 살아 나가기만 하면 당신 일가족을 당신 눈앞에서 찢어 죽이고 말끼다” 이 말에 나는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 영호의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몽둥이질을 해댔다.
그런데 주님을 만나던 그 날에 갑자기 영호의 모습이 나의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영호에게 매를 대고 그를 미워하는 것에 하등의 죄책감이 없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영호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일생 처음으로 하나님 앞에서 나의 잘못을 회개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저의 모든 죄악을 용서해 주시이소. 특히 영호에게 저지른 죄의 모든 약행을 용서해 주시이소. 제가 큰 죄를 지었습니대이.” 하나님께 아무리 기도해도 평안함이 없으며 응답하시지 않는 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바로 그때 한줄기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직접 영호를 만나서 용서를 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호야, 그때는 내가 하나님을 몰랐는데, 이제 하나님을 알고 나니 니한테 한 짓이 너무 미안해. 내가 죽을 죄를 지었다. 영호야, 나를 용서해 줘라 엉엉…….” 이렇게 용서를 구하는데 내 의식의 저변에서 치졸한 자존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나의 영혼을 뒤덮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이내 그 감정들을 다 씻어 버리셨다. 자존심도 체면도 사라지고 오직 영호를 사랑하는 마음이 흘러 넘쳤다. 이것은 기적이었다. 나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거듭 용서를 구했다. “영호야, 정말로 미안해. 흑흑….니 나 용서해 주는거지?” 그런데 영호는 도저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내면에 이런 음성을 들었다. “무슨 용서를 그 따위로 빌고 있느냐?” “꿇어 앉아 용서를 빌어라” 자아는 여전히 반발하는데 성령님은 계속하여 내면을 흔들고 계셨다.
다시 한번 좌우를 둘러보고 영호의 손을 잡은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주춤주춤하면서 젖먹던 용기를 다 내어 무릎을 꿇는 순간. “꽝” 내 영혼 전체가 터져나가는 듯한 엄청난 소리가 울렸다. 순식간에 나의 심령에 밀려드는 평안과 기쁨, 소망과 전율, 감격과 사랑, 성경에 쓰여 있는 좋다는 단어는 모두 합하여 쏟아 붓는 듯한 역사가 시작되었다. 잠시만 꿇어앉겠다는 애초의 생각은 어디로 가고 이 기쁨만 계속 될수 있다면 평생이라도 이렇게 꿇어 앉아 있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뜨거운 눈물이 다시 폭포처럼 거세게 쏟아져 내렸다. 그때 엉거주춤 서 있던 영호가 자석에 이끌리듯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좁은 관구실 바닥에 “지옥에서 온 박주임”과 “끈적끈적한 악질 영호”가 무릎을 맞대고 끓어 앉은것이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 목을 꺼안고 울기 시작했다.
“영호야, 니 내 용서해 주라. 내가 참말로 잘못했대이.”
“아닙니다. 엉엉 내가 잘못했십니더.”
그렇게 한 30 분을 울었을까. 눈을 뜨고 둘러보니 관구실 사방에 구경꾼들이 빙 들러 서 있었다. 운동 나가던 감호자들과 오가던 직원들이 관구실 땅바닥에 꿇어 앉아 있는 우리를 의아하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들을 향해 두팔을 높이 들고 “할렐루야” 했더니 다들 슬금 슬금 뒷걸음질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손가락을 머리에 대고 뱅글뱅글 돌리며 “돌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청송 감호소의 거대한 영적 변화는 영호를 통해 이루시는 것을 보았다. 고전1: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어리석은 것들을 선택하심은 지혜로운 자들로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요, 하나님께서 세상의 약한 것들을 선택하심은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라.
회심한 이후 영호는 감방에서 틈나는 대로 찬송하고 엎드려 기도하고 울면서 성경 읽는 생활을 계속 했다. 과거의 영호와 비꾜한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큰 변화였다. 하나님의 사랑이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한 줄기 빛이 영호를 향해 비치기 시작한것이다. 눈물…영호의 눈물에는 참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늘 울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해처럼 환하게 빛나서 그를 쳐다보기만 해도 은혜가 되었다. 그의 눈물의 근원에는 이웃들의 어두운 세월에 대한 공감이 있었고 웃음의 근원에는 구원받은 감격과 소망이 있었다. 영호는 주변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영호는 감방안에서 늘 복음을 전했다. 7~8명 정도가 같이 기거하는 혼거실에서 오랜 기간 같이 생활하다 보면 가족보다 더 깊은 정이 들기 마련이다. 모든것이 개방된 상태에서 코고는 소리, 소변보는 습관까지 빤히 알고 지내는 사이가 되다보니 서로 격의가 있을수 없었다.
영호가 어느 날 불쓱 말을 꺼냈다. “느그들, 내 말 한번 들어 볼래? 옛날 얘기 하나 해주까?” 자기 입만 바라보고 있는 좌중을 빙 돌아본 영호가 서서히 입을 떼었다.
“있잚아….있쟎아….흑 흑….엉엉” 영호는 옛날 이야기를 해준다며 사람들을 불러 앉혀 놓더니 “있쟎아”만 반복하다가 돌연히 울기 시작했다. 영호는 황당해하고 있는 사람들을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울기만 했다. 그의 눈물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수 없는 능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낄낄거리며 영호를 놀리던 사람들도 간장을 끓어내듯 울어대는 영호의 눈물 앞에 숙연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리죽여 흐느꼈지만 그 흐느낌은 이제 통곡으로 변해 버렸다.
“우리도 이제 인간같이 살아보자. 언제까지 개 돼지 같이 살다가 개 돼지 같이 죽어갈끼가? 이 청송 땅에서 짐승처럼 인생을 끝장낼끼가? 우리 박주임님도 예수 믿고 새사람됐고 나도 예수 믿고 새 사람됐대이. 예수 믿고 새 사람한번 돼봐라. 엉엉엉.”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친다는 말씀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은혜가 그들에게 임하였고 그들은 눈에 드일 정도로 쑥쑥 성장했다.
영호는 다른 방으로 전방을 좀 시켜 달라고 하면서 방마다 가서 이렇게 “있쟎아….있잖아…엉엉엉” 하면서 복음을 전했고 수 많은 영혼들은 주님앞으로 돌아왔다. 이제 청송은 죽은 자의 당이 아니다. 다시 살아난 자들의 호흡이 따뜻하게 숨쉬는 땅이다.
박효진 장로님의 글을 올리니까 많은 분들이 간증을 들었고 감동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우리가 “은혜받았다” “감동이다”라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렇게 주위에 주님을 모르는분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창살없는 감옥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의자에 앉아서도 주님을 모르고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사는 그러기에 감추어진 울음소리! 우리가 주님의 사랑으로 천국을 맛보고 산다면 복음을 너도 나도 전해야 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