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온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 연휴 3 일째 되던 날, 창 밖을 내다보니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습니다. 한 나무의 하얗게 방울처럼 수 없이 매달려 있는 아카시아 꽃이 피어있었지요. 하늘 나라보기 전에는 전혀 몰랐었는데, 그 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나가는 바람에 실려 아카시아 특유의 꽃 향기가 제 코끝을 계속해서 자극을 했고 시각적으로 어찌나 하얗고 또 그 모습이 예쁘던지요.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꽃 하나를 꺾어 달달한 맛을 음미해 보고 싶었는데 현실이 녹녹하지 않아 그렇지 못하니 참으로 아쉽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어릴 적 아카시아를 따서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었고, 제 마음속에는 그 향기마저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게 퇴색이 되고 잊혀지는 게 당연한 이치겠지만 그래도 그 어린 시절 간식 삼아 먹었던 아카시아 향은 십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지금은 비록 그 향기를 직접 맡을 수도 또 먹어 볼 수는 없지만 다시 저를 기쁘게 해 주었고 또 저를 위로해 주었던 그 향은 잊히지 않고 오늘날 좋은 추억으로 또 한번 저를 위로하는 듯 합니다.
이에 반해 그리스도의 향기는 더욱 진해 언제고 저를 기쁘게 해 주고, 또 저를 늘 위로하시어 저를 늘 환하게 웃게 해 주시지요. 어머니!, 한번은 어머니께서 저에게 면회를 오셔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나는게 처음에는 고맙고 감사하고 감동을 받아 열심히 하고 부지런히 모든 것에 매진을 하는 것 같다가도 받는 것이 익숙해 지고 처음 마음이 퇴색이 되어 점점 초심을 잃고 변해가는 사람들의 예를 들어 저에게 말씀을 해 주셨던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그때 그 말씀을 하셨던 어머니의 표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읽을 수가 있었어요. 어머니! 저는 그래서 사람은 믿지 않아요. 하지만 그리스도의 향기는 믿는답니다. 사람을 믿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향기는 믿는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향은 그 옛날 저를 기쁘게 해 주었던 아카시아 향기보다 더욱 큰 기쁨을 제게 안겨 주었고 지금까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했던 돈의 향기, 탐욕의 향기, 여인의 향기 등등, 그 어느 것 보다 더 그리스도의 향기만큼 진하고 평안을 주며, 기쁨을 주고 또 행복을 주는 향기는 없었답니다.
어머니! 만약 세상에서 제일 좋은 향수를 뽑으라 한다면? 아마도 그 향수는 오래도록 그 본연의 향을 잃지 않고 유지가 되어야 하는 깊은 향을 품고 있어야 하며, 그 누구에게도 거부감이 없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 본연의 향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며 무엇보다 값이 싸 많은 사람들이 앞 다투어 찾을 만큼 저렴하고 또 품질이 좋아야 최고의 향수, 정말 좋은 향수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우리에게 값없이 최고의 향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또 선물로 주셨는데 우리는 정작 이 귀하고 값진 그리스도의 향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또 찾지 않았기에 갖지 못하는 그런 우매한 속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볼 때 그리스도의 향을 품은 사람들이 얼마나 바삐 움직여야 하는지, 또 그 향을 멀리 멀리 퍼트려야 하는지를 조금만 생각해도 금방 알 수가 있는 건데 조금은 더디 가는 것 같아 그게 좀 아쉽기만 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향수병에 담아 모든 사람에게 뿌려 줄 수 있다면 또 그런 성질의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귀하고 값진 그리스도의 향을 직접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을 텐데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니 그리스도의 향을 품은 사람들이 더욱더 바삐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향을 품어 그 향을 발산하기까지 그리스도의 향을 품은 자 그 자신보다 주위 사람이 먼저 그 향에 반응하고 먼저 알게 되지 않을까요? 언제쯤 저도 그리스도의 향을 품어 한발자국 내 디딜 때마다 그 향이 먼 발치까지 퍼져 주위와 다니는 곳곳마다 그 향을 퍼트리어 그 향의 진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요?
저 또한 풍성한 그리스도의 향을 품기를 바라며 오늘도 내일도 그리스도의 향을 담을 향수병이 되기를 노력합니다.
보내주신 조지뮬러의 다른 책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한장 한장 그분의 역사를 살피어 그분의 행적을 쫓아 그분의 행함을 배워 반드시 제 것이 되도록 만들것이며 배우고 익히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열심을 가지고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겠습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에 감사 드리며 어머니가 지니고 계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늘 잊혀 지지가 않아요. 저도 어머니처럼 그 향을 반드시 품어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영원히 살아갈 것입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