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디모데)에게서 온 편지
사랑하는 울 엄마,
새해를 시작하면서 짧게라도, 매일 매일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일기라는 것이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하루 동안의 일상을 되돌아보며 기록하는 것이어서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 하는 제게 짧은 일기를 쓰는 것이어도 매일 기록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폭설로 인하여 어머니와 이모님과 장로님과 집사님의 오시는 발걸음에 곤함과 어려움이 담길까 봐 걱정된다” 이것은 지난 화요일에 담긴 최고의 걱정이었습니다.
“피곤함인지,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긴 후에 딱지가 앉아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는데 폭설등 기상 악화로 인하여 어머니와 가족들이 못 오시고 면회가 일주일 연기 되어서 다행이다. 멀리서 오셔서 입술에 딱지가 있는 것을 보시고서 안쓰러워 하실 수도 있었는데….어머니와 가족 분들이 폭설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으셔서 감사하고 입술에 있는 딱지를 보여드리지 않게 되어서 감사하다” 이것은 지난 수요일에 제 1 감사 내용이었습니다. ^-^
사랑하는 울 엄마! 일기를 쓰면서 오늘 하루 감사한 일과 걱정되는 것을 쓰는데 처음엔 걱정 꺼리는 찾기 쉬운데 감사는 찾기가 쉽지 않을 만큼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충격이었습니다. 늘 막연하게 나는 감사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구체적으로 찾고 조목 조목 써보니….
사랑하는 엄마,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을 당연시 하고 있었던 저자신 이였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이 궁핍한 중이었다면 시간 시간 마다 더 많은 감사함이 담겨 있었을 텐데 너무 과분한 사랑을 누리다 보니 감사보다는 걱정하는 마음을 찾기가 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부터는 당연함으로 여기고서 감사 드리지 않았던 일들에 대하여 감사의 비중을 주었고 걱정 안에서도 또 다른 의미를 담아 감사 꺼리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랬던 슬슬 밭 속에 감추어졌던 보석처럼 찾아지는 감사의 보물들이 제 마음 밭에서 “통통”튀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울 엄마, 정말 값진 깨달음이었습니다. 보몰 찾기를 하듯 하루라는 시간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 생각나지 않던 아주 작은 것들도 제게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님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선물일 뿐! 이 깨달음으로 일기를 쓰면서 오늘의 감사함은?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실실 웃게 되고 그 순간 그 감사가 고스란히 보석이 되어 또 다른 감사함을 비추며 하루의 천국을 누린 신앙고백이 되게 합니다.
“반장”에 대한 일은 다른 수용자를 제가 추천하여 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엄마께서 말씀하신 대로 겸손함으로 저를 다스리면 훨씬 더 전도의 폭이 넓어지고 섬김의 지경도 넓어 질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가 끊임없이 권면하시고 가르치시며 중보 해 주시는데도 저는 여전히 마음을 잘 지키지 못하며 지낸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곳 특성상, 말 그대로 교도관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라서 교도관의 지시를 그대로 전해야 하며 어느 정도의 질서와 규율을 요구하고 수용자들의 동태를 파악하여 관계자께 보고하여야 하는 역할이라서 때로는 제 맘 같지 않은 행동을 해야 하며 때로는 그 특권(?)을 선망하는 수용자들의 시기와 반목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구속한 주님은 간 곳 없고 세상에 발을 다시 담구는 제가 있게 될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솔직히 지금도 엄마와 가족 분들의 과분한 사랑과 칭찬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들이 많기에 매일 매일 그런 저를 죽이며 제가 아닌 하늘 아버지의 영의 다스림 속에서 살기를 원하고 또 원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 하나의 사랑,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옷 입고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본 받아 사랑 가운데서 행하는 자로 사라기를 원하지만 여전해 세상 사람인 또 하나의 제가 함께 살아가고 있기에 온전히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지지를 못하고 늘 영적 싸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박윤태장로님이 저에 대한 칭찬을 해 주셨다는 말씀에 감사 드립니다. 장로님이 저의 편지를 보신후에 저를 요셉과 비교하셨던 것은 요셉이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받아 잠시 잠깐의 쾌락과 그 아내로부터의 얻어지는 세상적인 누림의 죄를 멀리하고 단호히 거절하여 영혼이 청결함으로 하늘 아버지의 형통함을 누렸음을 생각하셨기 때문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요셉을 닮을 마음이 청결한 신앙인으로 잘 살아서 날마다 하늘 아버지를 보는 자로 살아가라는 깊은 권면의 마음도 담겨지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로 또 바라고 더욱 바라기는 요셉처럼 하늘 아버지께서 함께 하시는 자가 누리는 형통함과 청결한 마음의 복을 누리게 되기를 원합니다. 제 육신의 연약함과 또한 세상사람인 또 하나의 연약함이 저를 곤하게 할지라도 신실함과 죄를 멀리하는 청결함으로 강한 디모데가 되도록 응원하여 주십시오. 어제 잠시 주춤하던 추위가 오늘부터 다시금 폭설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더 매서운 한파라고 합니다. 혹시라도 폭설과 한파가 계속 된다면 이번달은 면회를 취소하시고 다음달에 뵈었으면 합니다. 장로님과 권사님 집사님과 엄마의 건강을 더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참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