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온 편지
참 많이 사랑하는 울 엄마께,
9 월이 되었습니다. 두툼한 목재들을 나르면서 절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아직도 멀기만 느껴졌던 가을 기온이 요 며칠의 새벽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가 참으로 정직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며 자연 속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변찮은 주님의 사랑과 함께 하시며 도우시는 은혜를 누리게 됩니다.
사랑하는 엄마,
엊그제는 노역장의 뒷 뜰에 무성하게 자라있는 잡초들을 제어하기 위한 작업을 하였습니다. 목장갑을 착용하고서 한 웅큼, 한 웅큼씩 잡초들을 뽑아내고 있는데 동료들 중 어떤 이들은 잡초를 뽑기보다는 메뚜기를 잡는 것이 마음을 빼앗겼다가 담당관의 꾸지람을 듣기도 하면서 제초작업을 마쳤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잡초작업을 하는 중에 동료 하나가 말 실수를 하는 바람에 댜툼이 있기도 했습니다. 다른 이의 외모를 메뚜기를 견주어서 닮았다고 했거든요.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었겠지만 메뚜기라는 별명은 왠지 부정적인 느낌이 담겨 있는듯하여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신문에서 보니까 앞으로는 메뚜기가 인류의 단백질 식품으로 인간들에게 큰 유익을 줄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메뚜기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는데 메뚜기들의 피해가 얼마나 큰 것이기에 대해서는 성경 출애굽기에서도 잘 알려줌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메뚜기 습격사건이 등장하는 것 말입니다. 한 무리가 수억 마리까지도 되는 사막 메뚜기들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보다 두 배가 되는 작물을 먹어 치운다고 하는데 1 톤의 메뚜기 떼가 있다고 가정할 경우 하루에 2500 명분 식량을 먹어 치운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영화나 TV에서 보면 메뚜기 떼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급할 때는 날개를 펼쳐 정말 긴 거리를 날아간다고 합니다. 몸통에 비하면 짧은 날개인데 어떻게 날수 있을까가 궁금한데 어제, 신문을 통하여 메뚜기는 바람이 불 때를 이용하여 몸을 바람에 맡기기 때문에 날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인데 바람의 도움을 받아 나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문기사를 통하여 메뚜기에 관해 좀더 알게 되면서 저는 메뚜기 같은 인생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유명할 모습은 커녕 비빌 언덕조차 없어서 무능력했고 삶이 버거워서 절망에 잠겨 있던 인생이었는데 우리 주님이 생명의 바람이 되어 주셔서 예수의 이름으로 날수 있게 해 주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 곁에서는 온 종일 생명의 바람으로 제게 능력 주시고 유명한 자로 날수 있게 해 주시는 주님이 계시다는 사실, 그 바람에 완전히 의지하고 몸을 맡길 때에만 온전히 날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고 고백하고 감사 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더욱더 깨닫기는 제가 만나고 함께 해야할 모든 지체들을 제게 맡긴 바람 속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시름에 잠긴 지체, 절망하는 지체, 힘에 겨워 신음하는 지체, 혼자 힘으로 날지 못하는 지체들을 생명의 바람 안으로 인도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생명의 바람을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있는 많은 지체들에게 사랑의 바람, 도움의 바람, 위로의 바람, 은혜의 바람, 참 생명의 바람이 불어지기를 소망합니다. 항상 주님 안에서 엄마의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 드리고 주님의 이끄심 대로 사랑의 바람을 전하시는 울 엄마가 계셔서 행복한 아들입니다. 아들에게 행복을 전하시는 울 엄마이시니만큼 엄마도 아버지도 동생들도 행복하고 행복동 가족 모두 평안하시리라 믿고요.
엄마, 편지 배달의 소요시간이 조금 길어진 듯 합니다. 전에는 4~5일 정도면 엄마의 편지가 도착하는 듯 했는데 요즘은 배달시간이 더 늦어져서 예전엔 엄마가 오시기전에 함께 오시는 분을 알려 주셔서 어느 분이 오시는지를 짐작하며 엄마를 뵈러 갔었는데 이번에도 어느 분이 오실지 모르면서 내일 엄마 뵐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엄마 오실 때 함께 오시는 분을 위하여도 기도 드리거든요.
사랑하는 엄마,
김밥을 만들어서 형제들께 대접할 때 많이 행복했는데 울 하늘 아버지께서 엄마를 통하여 칭찬을 해 주시니 또 행복합니다. 그런데요 엄마, 어떻게 제가 120 여줄 가량의 김밥을 만들었다는 것을 아셨죠? 저는 개수를 말씀 드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지금 생각을 해 보니 대략 그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울 엄마와 아들은 정말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보지 않으셔도 어찌 잘 아실까? 엄마의 편지를 만날 때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엄마의 아들이어서 당연한 것 맞죠? 살아가면서 엄마와 아들을 떠나서 마음이 잘 통하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참 많은 유익이 되고 삶에 활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아들은 모자 사이니까 서로 마주하지 않아도 잘 통하기가 가능하지만 제가 살아가는 현장에서 사람들과 통하려면 무엇보다도 상대방을 잘 이해하려는 마음과 마음이 마주 볼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의 감각이 상대방을 행해있고 또한 상대방에게 제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하며 상대방을 받아들이려 할 때 비로서 알아들을 수 있고 통하게 되겠구요. 항상 제 마음의 주 예수가 다른 이들에게 맞추어 자기를 바라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의 주파수에 맞추려 하여 마음이 통하는 관계 속에 우리 주님의 사랑을 잘 전할 수 있는 아들이 되도록 응원하여 주세요.
또한 제 삶 안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저의 모든 눈빛과 손짓, 마음을 주님께 향하고 있는지를 매일 매일 살피는 아들이 되도록도 기도하여 주시고요. 생명의 바람에 제 몸을 온전히 맡기고 제 온 몸에 그 바람이 잘 통하여져서 제가 만나는 모든 이들과도 더욱 풍성한 사랑을 전할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줄이렵니다. 날마다 은혜 누리시며 승리하세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