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온 편지
샬롬, 참 많이 사랑하는 울 엄마께,
연일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만나게 된 햇살이 반가웠던 주일이었습니다. 비 온 뒤라서 그런지 날씨도 알맞게 선선해서 좋았는데 빗물을 머금고 난 후 받은 햇살이라서 뽐내는 달빛에 둘려있는 나뭇잎들의 풍성한 푸르름이 바라보는 저의 마음 또한 푸르게 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겨우살이를 지낸 후 봄을 맞아 앙상한 가지에 파란 새순만 맺혀 있던 모습만 보았는데 어느 사이에 그리도 풍성한 푸르름으로 자라 있었는지……해마다 만나게 되는 모습이지만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것은 자연 안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능력과 섭리를 보게 되고 믿어지기 대문이라 생각합니다. 독 같은 환경에서 바라보았다 하여도 세상적으로 보았을 땐 그저 그런가 보다라는 마음이었을 테니까요.
돌보는 이 없고 거들떠 보아주는 손길 하나 없어도 하늘 아버지께서 주시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풍성한 푸르름을 선물하는 나무들의 모습처럼 하나님의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며 제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사랑의 푸르름을 선물하는 인생이 되었으면 참 복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잘 귀가 하셨지요? 아버지께서도 평안하시겠구요. 이모님과 장로님, 집사님과 목사님도 잘 귀가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목사님의 어머님이 편찮다고 들었는데 나아지셨는지요? 어머님의 편찮으심으로 경황이 없으셨을 텐데 먼 길까지 찾아와 주셔서 그리스도의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말씀으로 귀한 은혜를 담아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엄마를 통해서 디모데를 안아주시는 이모님과 장로님과 집사님들을 통해서 힘을 공급받게 하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다달이 뵙게 되는 분들의 사랑의 모습을 통하여 사랑의 에너지를 더 공급해 주시는 우리 하늘 아버지의 사랑에 더욱더 감사함을 갖게 됩니다. 이리도 풍성한 사랑과 은혜를 주시는 분도 하늘 아버지시며 거두시는 분도 하나님임을 항상 명심하면서 매일 기쁘게 승리의 날을 살아가는 아들이 되기 원합니다. 주님 안에서 얻어지는 모든 힘과 능력으로 가까이 있는 분이나 멀리서 힘을 내고 계시는 분들이나 울 하늘 아버지의 동일한 은혜와 사랑 안에서 승리하시기를 늘 기도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엄마를 뵈었을 때 엄마께서 말씀 중에 잔 기침을 하시는데 혹시 어디 편찮으신 것은 아닌지요. 아들로서 엄마를 염려하는 마음이 당연하고 적지 않지만 성령의 능력을 믿는 아들이기에 성경께서 엄마와 함께 하시며 엄마의 모든것들이 하나님의 영광이 될 줄을 믿습니다. 힘내세요! 엄마!
함께 생활하는 동료가 할말이 있다 기에 만났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는 것 같더니 운동화를 구비해 줄 수 없느냐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구매되는 운동화가 4 만원에 가까운 높은 가격이기에 부탁하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동료의 행색을 보니 낡고 더럽혀진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입니다. 듣기로는 수십억 원대의 돈을 횡령해서 들어온 경제범으로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범털”인 그가 왜 제게 이런 부탁을 하는가가 궁금하여 알아 보았더니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면회도 오며 찾아주던 지인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함께 했던 친구들도 남 몰라라 하여 자신의 생활형편이 몹시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자세한 사정을 듣고서 운동화를 예수님의 사랑임을 전하면서 구매해 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울 멈아,
동료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으로도 영원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모습이며 형편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적으로는 사람이 잘 나가고 돈도 많이 벌고 출세할 때 많은 사람이 그 주변에 몰려들게 되겠지요. 그러다가 아쉬운 상황에 있게 되거나 어려운 가운데 처하게 되면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외면하게 되고요. 세상적으로 고난을 받는 이곳이기에 배신을 당하고 마음 아파하는 동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또한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랑들에게 소망을 두게 되면 좋을 때는 좋다가도 낭패를 당하게 될 때가 있음을 알게 되구요.
그러나 우리 하늘 아버지는 세상과는 정 반대의 사랑으로 우리들을 보듬고 사랑하심을 고백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을 때, 도저히 나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대, 밑바닥까지 낮아졌을 때 하나님께서 찾아내셔서 손을 잡아 주시고 고난과 위기 중에 보듬어 주시는 하나님의 목적은 바로 사랑의 확인을 주시고자 함임을 고백합니다.
엄마,
사람에게서는 위로와 사랑도 모양은 있을지라도 진정한 위로와 소망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바라볼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가지 걸어온 저의 삶의 가운데서도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았었고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여 눈물 흘렸던 때가 더러는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택하여 불러 주셨으니 이제 앞으로는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목적에 분명한 그 길로 걸어가는 여행자가 될 것입니다. 엄마의 삶의 모습처럼 또한 가르침처럼 아주 작은 시간의 자투리까지도 아껴 쓰며 알뜰히 맡겨주신 모든 삶의 과정을 충실히 강담하며 감사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이곳에서의 생활 중에 취침할 대는 개인 소유의 담요와 침낭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두께 2cm 가량의 매트리스를 바닥에 깔고서 취침하구요. 그럭저럭 지낼 만 하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물론 따뜻한 방바닥이 아니어서 겨울 동안은 방안에 냉기가 돌기도 하지만 예전보다는 지내기가 훨씬 좋아졌으니 마음 두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진 다하여 불만족하던 것은 주님이 함께 하지 않았을 때의 모습이지만 주님이 저와 함께 하시고 도우시면 오늘의 제가 거하는 곳은 그 어디나 하늘나라임을 고백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엄마,
7 월에도 두 번째 월요일에 오시겠다는 엄마의 말씀이 좋기도 했지만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의 형편에 낮추시느라 48시간이 아닌 더 많은 시간으로 쪼개셔서 할테니가요. 더군다나 영국에도 다녀 오시려면 정말 7 월 한 달을 더욱더 강행군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연로하시지만 독수리 날개 쳐 올라가듯이 힘차게 과시하시는 울 엄마이신 줄을 잘 알고 있고 성령의 능력 주심을 믿으면서도 엄마의 건강에 대한 마음은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각자가 자기가 일한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고 하셨으니 훗날 주님께로부터 풍성한 상을 받으시고 큰 복을 누리시리라 믿습니다.
아들 디모데가 울 엄마를 참 많이 사랑하는 줄 아시죠?♡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