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의 편지
샬롬, 사랑하는 울 엄마께,
어제는 봄을 먹었습니다. 운동시간에 교도관님의 너그러우신 묵인덕에 서쪽 건물뒤에 있는 작은 풀밭에 들어가 (민들레 이파리들을 뜯어 방에 가지고 들어와서 째긋히 씻은 후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려 먹었습니다. 민들레 이파리가 더 질겨지기 전에 맛보아서 그런지 쌉쌀하기는 하지만 입안에서 상큼하게 퍼지는 맛은 말 그대로 봄 맛인 듯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건물 주변마다 이름 모를 들풀들이 파랗게 무리지어 튼튼하게 자라나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늠름해 보이고 돋보이는 것은 단연 민들레였습니다. 무엇이라고 품어 안을 듯이 이파리들을 쫘악 펴고서 항상 햇살담은 노랑꽃의 미소를 선물하는...언젠가는 높다란 담벼락 틈 사이에 노랑꽃이 피어 앗길래 안경을 끼고 쳐다보았더니 민들레인 것입니다. 어떻게 콘크리트 벽 틈 사이에 피어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바람 속에 담겨 있다가 벽 사이에 모아진 흙먼지나 모래에 민들에 꽃씨가 날아 들어가 그렇게 꽃을 피워 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었습니다. 그 생명력이 얼마나 경이롭던 지요. 다른 들풀들과도 잘 어울리고 아무리 척박하고 제 아무리 악조건 속이라 해도 항상 당당하게 꽃을 피워내고 사람에게 약초로서도 유익을 주는 민들레의 노력과 열심과 인내와 당당함과 어울림과 생명력은 저나 세상 속을 살아가는 우리 행복동의 가족들이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주님 안에서 아버지와 함께 평안하시죠? 동생들과 조카들도 평안하고 행복동의 가족들도 평안하지요? 참 일산 호수 공원은 들어봤지만 직접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서울 모래내의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능곡 맥마 일산 쪽의 개울을 찾아서 물놀이를 하고 고기를 잡던 기억은 있습니다. 저가 서울 서교동에서 살았거든요. 쫓겨나서 가출을 하기 전 까지는요.
학원 원장님께는 시간 나는 대로 감사편지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엄마의 말씀처럼 그리 챙겨주시니 감사드려야지요. 모두가 하나님이 저를 선 한길로 인도하시고 엄마의 사랑의 진정성(그분이 하나님을 믿는 분이든 세상 적이든)을 느끼셨기 때문에 그런 도움의 마음을 갖게 되신 것이라 짐작됩니다. 교도소에서 공부의 목적으로 원장님께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적잖아 있을 터인데 특별히 마음을 써주신 것을 보면은요. 엄마께 말씀드렸지만 저는 원장님께 도움을 구하는 등의 마음을 전혀 부추지 않았거든요. 참 엄마, 책은 우체국택배로 보내주시면 바로 교도소로 들어옵니다. 사서함으로 보내셔도 북광주 유체국이 교도소 전담을 하기에 일반 택배보다는 사용하시기에 편한 것입니다. 어떤 책인지 많이 궁금합니다.
히야! 5 월 3l 일에는 우리 아버지를 처음 뵙게 되겠네요. 그동안 사진으로 뵙기는 했지만 직접 뵙는 것은 처음이쟌아요.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입니다. 엄마의 뒤에서 엄마를 묵묵히 도우시고 디모데를 위해서도 많이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을 우리 아버지! 엄마만큼이나 하나님을 사랑하시기에 엄마의 영역자로서도 큰 의지와 힘이 되셨을 아버지. 멋지신 우리 아버지가 계심을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울엄마,
수많은 관계 속에서 정말이지 나만 올바르고 정직하고 양심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일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양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해야 하는 세상, 속에 속이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하며 타인을 밝고 일어서야 하는 세상, 때로 양심을 지킨다는 것이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듯 한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도 더한 암적 존재로서 살아왔던 제가 이제는 저로 인하여 누군가 죄를 짓데 된다면, 말씀에서처럼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히 낫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라를 위해 예수 믿지 않는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해 애통하는 마음으로 기도드리게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울엄마,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는 디모데가 되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스스로를 합리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사랑의 양심에 따라 살아갈 것을 다짐하여 엄마의 권면처럼 제가 처해있는 어떤 곳이든지 사랑의 행실, 곧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크심이 드러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또한 악한 마귀의 세력에 언제든 맞설 수 있는 자세 늘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두르고 있는자, 성령의 검의 날을 항상 녹슬지 않고 날카롭게 서도록 준비하는 자가 되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와 함께 광주로 내려 오실 때에 특별히 안전 운전하시고 평안, 또 평안하시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참 많이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