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물바가지
내가 살아온 삶의 한 장면을 그려봅니다. 그때가 여름이었나 생각이 됩니다.
아래층 2호실에서 지내다가 위층 7호실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날 돌봐주셨던 도우미 엄마는 정말 친절하고 사랑이 많으신 분이었습니다.
한말이로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습니다.
그분을 나의 방에 계시게 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낮에 시간이 나면 날 일으켜 세우셔서는 아래층 까지 걸음마를 시켜주셨습니다.
“힘내라 힘 자 한걸음만 더 야 넌 할 수 있어”
난 숨이 차서 죽을 거만 같았습니다.
“휴 아이구 나 죽네“
9살 때에 아빠 친구이셨던 침을 잘 놓는 아저씨가 나를 그렇게 걸음마를 시키신 후로는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걸음마이어서
힘은 들어서도 일어서 한 발자 한 발자 내딛어 걷는다는 것만으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곤 어느날 점심밥을 도우미 엄마랑 같이 먹게 되었는데요.
점심 때 나온 식판에 담겨진 밥과 반찬을 보시더니 도우미 엄마는 갑자기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파란 물바가지를 가져다가 그 속에 밥과 반찬을 넣어 맛있게 양념해 골고루 잘 비벼서
수처로 듬뿍 떠 나에게 먹여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맛은 진짜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맛이었습니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서 그러는지 더 맛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릅니다.
가만히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친엄마가 해준 배추 우거지 볶음이 생각이 납니다.
맛있게 양념된 배추우거지 볶음, 배추우거지를 큰 그릇에다 밥과 같이 넣어 살살 비벼먹었거든요.
“우리 엄마야 이거 맛이 참말로 끝내줄 데이‘’
”우리 엄마 음식 솜씨는 알아줘야 한데이 엄마야 다음에도 또 해줘 알았째“
친엄마가 해준 배추우거지 볶음을 먹을 때마다 엄마를 이처럼 칭찬을 해주었지요.
장난스러운 칭찬 말 속엔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으니까요.
70년대 그때 흰 쌀밥 위에다 맛좋은 반찬을 얹어 먹고 싶어 하던 가난한 시절엔
냄비에 우거지를 넣어 푹 삶아 맛 된장을 풀어 보글보글 끓인 국도 참 귀했습니다.
그 도우미 엄마를 오다가다 마주칠 때면 난 파란 물바가지에다 밥과 반찬을 넣어 맛있게 살살 비벼
먹여주시던 도우미 엄마에게 건네던 말이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세상에 바가지에 밥 비벼먹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거야 그자”
아마 도우미 엄마는 내가 배꼴이 큰 줄을 아셨나봅니다.
밥을 당신 꺼두 다 넣어 비벼주신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아주 옛날 호랑이 답배피던 시절엔 거지들도 그릇이 없어 바가지나 깡통에다
밥과 반찬을 담아 비벼 먹었단다.”
파란 물바가지에 딤긴 비빔밥, 이젠 오래된 추억이 되어버려
이렇게 재미나게 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어 무척 영광입니다.
이 다음에 나팔불 때 나의 이름이 천국에 등록이 되어 만일 예수님을 만났다면
도우미 엄마처럼 파란 물바가지에다 밥과 반찬을 골고루 넣어 양념해 맛있게 살살 비벼서
예수님께 대접할 테니까 기대하시라 개봉바둑......
나의 삶의 한 장면은 이제 막을 내릴까 합니다.....
저번에 제가 내어드린 숙제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어떤 모습을 닮았을까'
하나님은 영원이신데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거
이런 깨달음이 있어야 하나님의 형상 닮은 대로 그분의 빛난 영광을 우리 삶속에서
나타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도서 3장 11절말씀
사실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꼬마 아이가 바로 사십 세가 넘은 저에요. 이은주
그 저의 깨달음을 한번 찍고 넘어가고자 보내드린 저를 두고 한 이야기이었습니다.
저는 19일부터 4박 5일간 먼 여행길 포천기도원에 갑니다..
기도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