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사람
은주는 자신도 많이 불편한 몸을 가졌으면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 났다고 생각하며 남을 배려하는 사람입니다. 은주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은주가 마치 건강한 사람인 것으로 착각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은주는 손과 발을 쓰지 못하고 발가락 하나로 글을 쓰면서 요양원에 다른 식구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그래서 우리가 은주선생님이라고 부르지요. 은주의 글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은 나를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태어나게 하셨네.
하나님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심으로
말씀을 깨달아
늘 함께 있는 지체들의 입이 되고 눈이 되라 하시네.
하나님의 사랑을 뿌려서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하리
하나님은 내 안에
사랑의 향기를 느끼게 하시네..
하나님은 내 안에
탐스러운 사랑을 맺게 하시네.
내 안에
주렁주렁 열린 사랑이 나눔으로 진실 되게 하소서
하나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처럼
난옥 언니 힘내
참 난옥 언니는 방에 있는 식구 한사람 한 사람을 잘 챙겨줍니다.
너무 착하고 여린 언니입니다.
너무 식구들을 잘 챙겨 줘 이따금 문제를 일으키고 하지만
자기 직접 식구들을 챙겨 주겠다는 정신만큼은 언니에게 있어서 큰 행복입니다.
나와 언니의 인연은 특별하자면 특별합니다.
내가 요양원에 처음 오던 날부터 5년까지 그렇게 불편한 몸으로
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어쩔 때는 언니가 옷을 입다가 내 몸이 말을 들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밥을 일찍 먹어 내가 배고플까봐
몰래 감추어 둔 과자를 꺼내어 주며 같이 먹자고 했던 고마운 언니입니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꽃을 달아 주지만
저는 난옥 언니 가슴에 천사 표를 달아 주고싶습니다.
마음대로 움직이는 몸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쉽게 풀 수가 없어
자주 눈물을 보이는 난옥 언니를 더 많이 생각해주지 못해 늘 가슴이 찡합니다.
ꡒ난옥 언니야 그런 불편한 몸으로 식구들을 도와줘 감사하구ꡓ
ꡒ내가 난옥 언니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줘 이 또한 감사해ꡓ
ꡒ난옥 언니는 이런 내 맘 알지 그러니까 난옥 언니 힘내ꡓ화이팅!!
이렇게 읽지 못하는 편지를 써서 파란 하늘에 띄워봅니다.
지금은 언니가 이 편지를 읽을 수 없어도 언젠 가는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아무튼 언니와 제가 사는 날까지 아프지 않고 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갑자기 민요 가작 구절이 입안에 맴돕니다.
언니의 이름이 이난옥이니까 비슷한 민요가 상상이 갑니다.
아무튼 요양원을 방문해 주시는 손님께서는 난옥 언니를 찾아 주세요.
희자 언니 조금만 기다려
10년 전을 돌아보면 희자 언니는 늘 작은 상에 기대어 앉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던 역사의 기록이 있습니다.
언니의 손가락 움직임이 워낙 늦어 한번 편지를 쓰려면 애를 태웠습니다.
그러나 언니의 편지를 받으시며 기뻐하시는 새우깡 아버지께서 계셔서
아무리 힘들어도 언니에게는 큰 보람이었습니다.
사람은 나이 들고 세월의 흐름 따라 변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그렇게 좋았던 언니의 몸이 더 아프게 고장 나
버렸습니다.
이제는 누구의 도움 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언니의 몸을 보면
어쩔 때는 눈물이 납니다.
저의 몸도 언니의 몸처럼 곧 그렇게 되겠지요.
벌써부터 두려워져요.
우리가 지금 스스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때에 노력하면서
열심히 생활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라도 3층에 자주 올라가 언니의 말동무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통 여유를 찾지 못해 항상 언니에게 미안합니다.
지금은 언니에게 이런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지만
이 다음에 하나님에게 완전한 몸을 선물로 받으면 그때 언니의 손을 꼭 잡고
넓은 들판에서 마구 뛸 놀 겁니다.
ꡒ언니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ꡓꡒ기대하시라 개봉박두ꡓ
이렇게 3층 가족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메아리를 보내봅니다.
희자 언니는 현재 별관 3층에서 튼튼한 보금자리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답니다.
사랑은 특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때에 저는 자는 사슴같이 뛸 것이라』
나의 소망
지금 내가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기는 해도
옆에 있는 동료 식구들에게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곳을 찾아오시는 방문객들에게
식구들을 소개하지만 그것이 너무 부족해 속상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아무튼 방문객이 이곳을 많이 찾아와 식구들의 고마운 벗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이 작은 울 다리 속에 아름다운 꽃씨, 열매를 심으며
사랑을 예쁘게 키워 갔으면 한다.
내가 이렇게 오고 가는 방문객들에게 식구들을 소개하면 할수록
환하게 빛이 나는 기쁨이다.
아무쪼록 방문객들께서 나보다 식구들을 더 챙겨주기를 바란다.
감이 잘 익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듯이
나의 소망이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오늘도 나의 소망을 파란 하늘에 띄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