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매일 저녁 만나는 컴퓨터와 사랑을 한다
기쁜 일 슬픈 일 속상한 일
마음을 열어 한 꺼풀 한 꺼풀
풀어 보인다
컴퓨터는 내 투정을 모두 받아주시고
다독이시던 우리 어머니가 된다
천국의 소망에 비하면 이 세상 고통과
외로움은 잠시이며 아주 작은 것이라
시며 하늘 말씀으로 위로 해 주셨지
갑자기 코끝이 매운 컴퓨터와의 사랑
*[얼마 남지 않았네]
기한이 이르면 농부인 그 분께선
가라지. 쭉정이 다 버리시고 참 알곡만 천국
곡간에 걷어 들이시리 과연 이 세상엔 참 알곡이 얼마나 될까
기한이 이르면 주인인 그 분께선
한 달란트 그대로 갖고 온 자에겐 엄히 꾸짖으시며 벌주시고 다섯 달란트 이익 남긴
종에겐 잘 하였도다 하시며 큰 상급 주시리.
과연 이 세상엔 착하고 충성 된 종이 얼마나 될까
기한이 이르면 신랑인 그 분께선 등불 기름 준비치 못한 미련한 다섯 처녀
신부 될 자격 없다 외면하시고 등불 준비한 지혜로운 다섯 처녀 혼인 잔치 베풀며
맞이하시리 과연 이 세상엔 지혜로운 다섯 처녀가 얼마나 될까
우선 나부터
그 분께서 흡족해 하실 알곡이고 싶은
그 분께 이익 남겨드린 작한 종이고 싶은
그 분께서 신부로 맞아주실
지혜로운 다섯 처녀 중에 하나이고 싶네
[재림]
내게로 찾아오는
님 하나
먼 길 떠났다
단풍 빛으로 혹은 녹 바다 빛으로
혹은 노을 빛으로
다시 찾아오는 나의 님
내 님을 맞으러 장롱 깊숙이 간직해 둔
무명 저고리 곱게 차려 입고
마중 나가리
아무에게도 열어 보이지 않았던
내 가슴
님에게만은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 버선발로
뛰어 나가리
나의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님을 맞으러
내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더 선명하게
비치는 나의 님 모습
왜 이제야 오시느냐고 보고 싶었노라며
님 넓은 가슴속에 폭 파묻혀 못 다한
회포 푸르리
님이여 어서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