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영원한가?
우리 어머니가 사시던 아파트를 정리했습니다. 나흘 동안 모든 물건을 정리하는데 대단한 작업이었습니다. 이년 전 7 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는 어머니가 저희와 같이 사셨지만 때로는 집에 가시고 싶어하면 모셔다 드리고 그곳에서 친구분들도 만나고 좋아하시던 재봉틀 질도 하시기 때문에 아파트를 그냥 두었습니다. 그 재봉틀로 외국인에게 이불과 요, 베개를 백개도 더 넘게 만드셨습니다.
치매는 깨끗하게 나으셨지만 이제는 백일이 지나도록 누워서 거동을 못하시기 때문에 아파트를 계속 비어 두고 관리비를 내는 것이 비현실적이라 정리를 하기로 의논하고 이삿짐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 쓸만한 것은 우리 쉼터로 옮겼지만 대부분은 버려야 했습니다. 그 버리는 작업도 대단한 작업이었습니다. 우리가 애지 중지하는 그런 것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다 버려야 하는 것들입니다. 영화배우들은 년 말이 되면 트로피를 타기 위해 모든 관심이 그곳에 쏠려 있습니다. 그렇게 모은 것을 어느 날 그 트로피가 인기가 녹슬듯이 녹이 슬어 가는 날 엿장수도 가져가지 않는 물건이더라는 것입니다.
내가 우리 어머니가 쓰던 물건들을 버리고 우리 아파트 옆 에 사는 고모 고모부께도 미리 미리 필요한 물건만 빼고 버리시라고 했습니다. 공직에 오래 계신 분이라 상패, 직책을 나타내는 명함패등이 하나 가득한 그 집에 내가 버리라고 하니 그 의미를 생각하면 버릴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처치 곤란한 물건이 되어 자루에 담아 버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런 가운데 나중에 라도 보고 부모님을 추억할 만한 물건을 두려고 보니 앨범을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그 앨범을 펼쳐보니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는 해답이 다 그곳에 기록이 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빛 바랜 사진들 가운데에는 아기씨였던 어머니의 모습, 아버지와 결혼식을 올리던 날, 그리고 첫 아기를 안고 기념 촬영. 그 아이들이 또 성장하여 결혼식을 올리고 거기에서 또 애기가 태어나고 그 아이들은 또 성장하여 또 다시 결혼식을 올리고.. . 한편 그 앨범 속에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전1:9 -11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 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이전 세대들이 기억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들과 함께 기억됨이 없으리라
혼자서 치워야 할 짐도 많고 일이 많건만 한동안 앨범을 보면서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만 해도 다른 집에서 사시고 며칠에 한번씩 보니까 한 인생이 죽음을 향하여 가는 것이 그렇게 실감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서서히 힘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시면서 한 단계씩 옆에서 지켜보면서 결국은 인생이 가는 길이라는 것을 그렇게 실감나게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좋아했던 순간들, 슬퍼했던 일들, 그 모든 것이 안개같이 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잘생긴 얼굴도 사실은 자신의 모습이 아니고 건강한 모습도 장담할 수 없는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인간의 운명이 무엇인지를 알 때 우리는 정말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 앞에 진실한 겸손이 무엇인지를 눈뜨게 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나면 그 하나님 앞에 우리가 서야 할 날이 온다는 사실입니다.
[히9:27]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이삿짐을 정리하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그 앨범을 보여주며 정말 영원한 것 세가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지금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도 영원하지 않고 이렇게 할머니의 모습도 변하듯이 인생의 모든 것은 변한단다. 그러나 영원한 세가지가 있는데…”
첬째: [히13:8]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둘째: [마24:35]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셋째: [요일2:17]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우리가 영원하고 정말 가치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하면 이 사실을 알고 인생을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